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
“축구로 치면 저는 그간 ‘레프트 윙’ 역할을 자인했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당 원내대표는 미드필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정치인생은 미드필더로 뛰며 최대한 유연하고 확장력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이인영 의원은 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에 대해 마이클 조던, 축구 그리고 배드민턴을 좋아하는 진정한 ‘운동권’이라고 소개했다. 평소 지역구민들과 배드민턴을 즐겨 친다는 이 의원은 “배드민턴을 양손으로 쳐서 구민들이 ‘쌍칼’이라 부른다”면서 “제가 왼쪽으로 치우쳤다는 사람들도 있는데 실제로는 양손을 다 쓸 줄 아는 사람”이라고 웃어 보였다. 원내대표 자리를 맡기에는 외골수 성향이 강하지 않느냐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이 의원은 “확장하지 않으면 (민주당은) ‘진보 꼰대’라는 이미지에 갇히게 될 것”이라며 “‘이인영도, 민주당도 변했는데 자유한국당은?’이라는 말이 나올 수 있게 하겠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원내대표로 당선되면 자영업·중소기업 그리고 청년 대책 등 민생경제 문제 해결에 주력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그는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이 무너지고 있고 청년들이 소외감을 넘어 분노를 형성하고 있는데 이를 더 방치하면 안 된다”며 세 분야에 정책적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말했다. ‘규제 빅딜’을 통해 기업을 위한 과감한 조치에 나설 의향이 있다고도 밝혔다. 그는 “민주당은 촘촘한 규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한국당은 포괄적 규제와 기업의 책임 면탈을 주장하는데 사회적 합의를 통해 포괄적 규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이라는 패키지 딜을 성사시킬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청년층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이제 2030세대가 미래를 기획하고 책임질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며 “예를 들어 통일 문제만 해도 20년은 지나야 남북의 지도자가 통일 이야기를 할 텐데 나이 예순 살 먹은 김정은을 여든 살 먹은 우리가 상대할 수는 없다. 이제는 그들이 결정력을 가질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책적 지원책으로는 학자금대출제도 개선, 청년주택 보급 확대 등을 꼽으며 “미래 세대에 최소한의 응원을 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이 의원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으로 인한 여야 대치 국면을 어떻게 해결할지 묻자 “비례대표를 완전히 폐지하자는 주장만 아니라면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며 “패스트트랙 대치 시즌 2로 정국을 반복해서는 해법이 없다. 서로 어디까지 양보할 수 있는지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원칙에서 강력해야 훨씬 유연한 힘을 만들 수 있다”는 대야 협상 기조를 밝혔다.
/하정연·송종호기자 ellenaha@sedaily.com 사진=이호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