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새책 200자 읽기]배웅불 外


사람은 얼마만큼 잔인해질 수 있을까

■배웅불(다카하시 히로키 지음, 해냄출판사 펴냄)=일본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제159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으로 ‘왕따’ 문제를 세밀하지만 담담하게 묘사한 소설이다. 도쿄에 살던 중학생은 산간벽지라는 폐쇄된 공간으로 전학을 간 뒤,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이상한 문화와 마주한다. 아름다운 전원 풍경과 죄책감 없이 반복되는 잔인한 폭력을 대비해 긴장감을 유발하고 사회 전체의 폭력적 단면을 드러낸다. 1만2,000원.


인종주의 기원을 찾아서

■증오하는 인간의 탄생(나인호 지음, 역사비평사 펴냄)=인종 증오의 기원을 정치·사회·문화적 맥락 속에서 다룬다. 18세기 말부터 20세기 초반 사이에 나타났던 여러 인종 사관 및 인종의 역사철학을 담았다. 근대 인종주의의 시작인 ‘식민지 인종주의’, 프랑스혁명 이후 형성된 ‘귀족 인종주의’, 제국주의와 인종주의가 결합한 ‘국가인종주의’를 분석하고 한국 사회에 남아있는 인종주의의 잔재를 밝힌다. 2만5,000원.



영화보다 흥미로운 카메라 뒤 이야기

■고독한 직업(니시카와 미와 지음, 마음산책 펴냄)=영화감독 니시카와 미와의 산문집이다. 영화와 삶에 대한 이야기가 담겼다. 배우뿐만 아니라 카메라 뒤에서 영화를 만드는 스태프들의 이야기까지 들려주며 영화 제작의 내밀한 세계를 펼쳐 보인다. 영화 제작을 위한 고군분투, 감독이 되기까지 인상 깊었던 사건들, 영화 ‘유레루’ 제작기, 영화 ‘밀양’‘홀로 잠들고 싶지 않아’에 대한 감상 등이 실려 있다. 1만4,000원.


어른이 된다는 것의 의미는

■소년이로(편혜영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서스펜스 소설의 선구자 편혜영의 단편소설집이다. 현대문학상 수상작 ‘소년이로’부터 미 주간지 ‘더 뉴요커’의 게재작인 ‘식물애호’까지 총 8편의 소설을 담았다. 표제작 ‘소년이로’는 주자의 문집에 수록된 시 ‘소년이로학난성(少年易老學難成)’에서 앞부분만 따온 것이다. 소년은 늙어가기 쉽다는 뜻으로 어른이 된다는 의미를 되짚는다. 1만3,000원.


‘고전학자’ 정민 교수 두 번째 산문집

■사람을 읽고 책과 만나다(정민 지음, 김영사 펴냄)=“사람의 만남은 평생의 연속이며 책 속의 짧은 일별(一瞥)은 오랜 여운을 남긴다” 고전학자 정민 교수의 두 번째 산문집이다. 예술가들의 작품세계를 들여다본 글부터 고전 저작에 대한 소개 글, 신문과 잡지에 기고한 서평까지 한자리에 모았다. 마지막 부록으로는 저자의 수상 소감문을 실었다. 소감문을 통해 수많은 저작들의 탄생 비화를 다룬다. 1만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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