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출신 형제 듀오 피아니스트인 루카스 유센(왼쪽)과 아르투르 유센./사진제공=유니버설뮤직·Dirk Kikstra
형제 듀오 피아니스트인 루카스(26)·아르투르(23) 유센은 10대 시절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네덜란드의 국민 피아니스트다. 2014년 첫 내한 당시 ‘2002년 월드컵의 영웅’인 네덜란드 출신 거스 히딩크 감독에게 피아노를 가르쳐주는 영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어느새 세 번째 내한공연을 펼친 이들을 최근 서울 강남구 유니버설뮤직 코리아에서 만났다.
지난 23·24일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협연을 펼친 유센 형제는 “한국 관객들은 열정적인 동시에 매너도 잘 지킨다”며 “젊은 클래식 팬들이 많다는 것은 한국이나 클래식 음악계를 위해서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유센 형제가 협연한 곡은 모차르트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 K.365’이다. 아르투르는 “지금까지 50회 이상 연주했는데도 여전히 흥미롭고 새롭다”며 “매번 다른 오케스트라나 지휘자의 스타일이 담기기 때문에 연주가 한 번도 지루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이 곡은 최근 국내 발매된 유센 형제의 ‘모차르트: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 앨범에도 수록됐다. 영국 오케스트라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ASMF)’의 지휘자였던 고(故) 네빌 마리너와 함께한 앨범이다. 마리너는 앨범 녹음을 마친 이듬해인 2016년 92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루카스는 “더 이상 마리너와 작업할 수 없다는 것 때문에 더욱 특별한 앨범”이라며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곡은 많지 않기 때문에 모차르트에 감사하며 앨범을 작업했다”고 밝혔다.
모차르트는 누이와 함께 연주하기 위해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들을 작곡했다. 루카스는 “남매간 편지나 두 피아니스트의 비중을 비슷하게 구성한 곡을 보면 모차르트 누이의 실력도 뛰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당시 여성의 활발한 사회활동이 여의치 않았던 시대여서 부각되지 않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루카스가 8살, 아르투르가 5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며 어린 시절부터 ‘천재 피아니스트’로 불린 만큼 힘든 점은 없었을까. 형제는 “우리는 천재가 아니다”고 입을 모았다. 루카스는 “피아노 연주를 좋아하고 조금 잘 쳤던 아이들이었을 뿐”이라며 “엄청난 연습과 어떤 무대든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아르투르도 “천재였다면 본능에 의지하다 연습 시간을 늘리는 게 힘들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형제가 함께 연주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면이 훨씬 더 많다고 말한다. 루카스는 “서로 경쟁 상대로 생각하기보다는 영감을 주고 격려하는 사이”라며 “‘우리는 한 팀’이라고 생각하면서 함께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히딩크 감독과 가까운 사이냐고 묻자 루카스는 “아주 가까운 지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가끔 함께 연주하고 안부를 묻는 사이”라며 “네덜란드에서도 그가 한국에서 얼마나 큰 사랑을 받았는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네덜란드 출신 형제 듀오 피아니스트인 루카스 유센(왼쪽)과 아르투르 유센/사진제공=유니버설뮤직·Dirk Kikst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