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시 톰프슨. /출처=LPGA
미국 간판 렉시 톰프슨(24·미국)이 ‘민폐 골퍼’ 오명을 얻게 됐다.
30일 미국 골프채널에 따르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에비앙 챔피언십을 마친 뒤 다음 일정인 브리티시 여자오픈을 위해 선수들의 골프백을 수송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38명의 선수가 월요일 연습 라운드를 아예 치르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톰프슨 때문이었다. 프랑스에서 끝난 에비앙 챔피언십 뒤 런던 인근에서 열릴 브리티시 여자오픈을 위해 상당수 선수들은 클럽부터 렌털 밴 한 대에 다 같이 실려 보냈다. 항공편에 짐을 싣고 찾는 시간을 줄이고 바로 연습에 나가기 위해서였다.
에비앙 경기가 끝난 일요일 저녁에 시동을 건 렌털 밴 기사는 2시간쯤 뒤 톰프슨 측의 전화를 받았다. 톰프슨이 여권을 골프백에 넣어두고 챙기지 못했으니 캐디가 가지러 갈 때까지 멈춰있어 달라는 전화였다. 이후 택시를 타고 달려온 톰프슨 캐디에게 무사히 여권을 전달했지만 대신 일정이 꼬이고 말았다. 3시간을 지체하는 바람에 예정된 배 시간을 놓쳤다. 다음 배편으로 건너갔더니 월요일 아침의 교통체증이 기다리고 있었다. 클럽 수송은 총 6시간이나 늦어졌고 결국 선수들은 연습 라운드 일정 중 하루를 날려버렸다.
선수들 중에는 에리야 쭈타누깐(태국), 넬리 코르다(미국),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 라이언 오툴(미국) 등 우승 후보급도 많았다. 오툴은 “한 사람의 편의를 봐주려다 대회 출전선수의 3분의 1이 낭패를 봤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톰프슨의 에이전트는 “다른 선수들에게 피해가 갈 줄은 몰랐다. 톰프슨은 절대 이런 상황을 바라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랭킹 3위 톰프슨은 지난 26일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컷 탈락한 뒤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로 논란을 빚기도 했다. 그는 코스에 대한 불만을 섞어 “3·4라운드를 치르지 않게 돼 아주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글을 올렸다가 곧 삭제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