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지난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에 참가해 꾸민 ‘LG 씽큐(ThinQ) AI 존’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는 미래 준비를 위해 인력, 자본, 시스템 등 자원을 집중 투입해 조기 사업화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폭넓은 제품군에서 축적된 데이터와 제품에 특화된 지식을 기반으로 제공하는 차별화된 AI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특히 B2C 영역에서는 고객의 제품사용 경험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두고 B2B 영역에서는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연계하는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로봇사업은 전사적인 역량을 결집해 사업화 가능성을 검증한다. 단기적으로는 상업용 공간에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로봇에 집중하고 중장기적으로 가정에서 삶을 보다 편리하고 윤택하게 하는 가사로봇 분야로 확장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사업화 관점에서 연구개발(R&D) 기술을 철저히 검증해 사업화 성공률을 높이고 검증된 기술은 의미 있는 규모의 투자를 통해 조기에 역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AI 원천기술 확보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LG전자는 글로벌 전문가, 국내외 대학 등 외부와의 전략적 협업 등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역량 강화에도 적극 나선다. 특히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캐나다에 토론토 인공지능연구소를 설립한 데 이어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지역에 있는 연구조직을 통합, 재편해 ‘북미R&D센터’를 신설했다.
LG전자 모스크바연구소는 지난해부터 모스크바국립대학교와 공동으로 AI 연구를 진행하는 한편 러시아 스콜코보 혁신센터의 유망 스타트업과도 공동으로 자율주행차 제어를 위한 센서퓨전, 탑승자 행동인식 등 자동차용 센서 분야 등을 중심으로 AI 기술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초 열린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19’에서는 AI의 세계적 권위자인 앤드류 응이 이끄는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랜딩에이아이(Landing AI)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다. LG전자는 이번 협약을 기반으로 AI 관련 다양한 기술 개발 및 사업협력을 진행한다. 지난해 8월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AI 프로세서 설계 전문 업체인 자이어팔콘(Gyrfalcon Technology)에 모바일과 가전 분야의 AI 연구개발을 강화하기 위해 지분투자를 진행했다.
◇자율주행 분야에서 글로벌 협업 강화=LG전자는 차세대 주력사업인 자율주행차 부품 및 인포테인먼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기업과 협업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AI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차세대 주력사업인 자율주행차 부품 및 인포테인먼트 경쟁력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LG전자는 MS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를 활용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로 했다.
또 LG전자는 글로벌 자동차시트 선두업체인 애디언트(Adient)와 차세대 스마트시트를 개발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양사는 운전자가 차량에 탑승했을 때 운전자를 인식해 차량의 좌석을 조정하고 헤드레스트 오디오를 통해 개인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스마트 시트를 공동 개발한다.
자율주행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지분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LG전자가 투자한 미국 스타트업 에이아이(AEye)는 라이다(LiDAR)와 고해상도 카메라, AI 알고리즘을 수행하는 칩을 하나로 모은 센서 ‘아이다(iDAR)’를 개발한 기업이다. 이스라엘에 있는 자율주행 솔루션 업체 바야비전(VayaVision), 객채인식기술을 개발하는 국내 스타트업 스트라드비전 등에도 지분을 투자한 바 있다. 차량 기술이나 모빌리티 관련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펀드 ‘차이나 모빌리티 펀드’, ‘매니브 모빌리티 2’에도 투자했다.
LG전자가 지난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에 참가해 ‘LG 클로이’ 로봇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다양한 기업과 함께 하는 로봇 개발=LG전자는 AI, 자율주행 등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로봇 제품들을 선보이는 가운데 오픈 이노베이션 관점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과 다양한 영역에서 협력하고 있다. △네이버랩스와의 로봇주행 관련 연구 △CJ푸드빌과의 식당용 로봇 개발 △아들과딸과 상용화 한 AI 교육용 홈로봇 ‘LG클로이’ 등이 그 예다.
로봇 분야 지분 투자를 통한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7월 국내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로보스타의 지분 30%를 취득하고 경영권을 인수했다. 디스플레이, 반도체, 자동차 등의 생산 공정에서 주로 사용되는 스카라로봇, 원통좌표로봇 등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는 로보스타는 산업용 로봇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 받는다.
LG전자는 해외 로봇개발업체로는 처음으로 미국 보사노바 로보틱스(BossaNova Robotics)에도 3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보사노바 로보틱스는 로봇, 컴퓨터 비전(로봇에 시각능력을 부여하는 기술), AI,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실시간 매장관리 로봇 및 솔루션을 개발, 미국과 캐나다의 유통채널에 공급하고 있다.
앞서 LG전자는 감성인식 분야의 AI 스타트업 아크릴의 지분 10%를 취득하기도 했다. 지난해 초에는 로봇개발업체 로보티즈의 지분 10.12%를 취득했다. 이후 로보티즈와 공동으로 이동로봇의 핵심부품인 자율주행모듈을 개발해오고 있다. 로보티즈는 ‘CES 2019’에서 LG전자와 공동 개발한 로봇 자율주행모듈 시제품을 공개하기도 했다. 웨어러블 로봇 스타트업인 엔젤로보틱스와도 기술협력을 진행 중이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