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구조조정 여파에 경상남도 거제와 통영이 올해 상반기에도 전국 77개 시 지역 가운데 가장 높은 실업률을 기록했다. 반면 SK하이닉스의 ‘반도체 벨트’ 핵심 지역인 경기 이천과 CJ 제일제당의 식품생산기지가 들어선 충북 진천군은 도내 고용률이 가장 높았다. 주력산업 경기에 따라 지역 고용지표의 희비도 갈렸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시군별 주요고용지표 집계 결과’를 보면 올해 상반기(4월 기준) 특별·광역시를 제외한 전국 9개 도의 77개 시 지역 가운데 경남 거제의 실업률이 6.7%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경남 통영이 5.9%, 경기 오산·경북 구미·경남 김해가 5.4% 순이었다.
거제와 통영은 2017년 하반기 이후 4개 분기 연속 나란히 전국 실업률 1·2위를 기록하고 있다. 조선업 구조조정의 여파 때문이다. 거제는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구조조정에 돌입하면서 고용 불황을 겪었고 통영도 성동조선해양 등 중견 조선업체가 기업회생절차를 거치며 지역 경제가 얼어붙었다.
다만 올 상반기에는 조선·해운업 경기가 소폭 개선되면서 두 지역 실업률도 전년동기대비 0.3%포인트씩 하락했다. 고용률도 거제가 61.1%, 통영이 56.7%로 각각 2.5%포인트, 5.4%포인트 올랐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서 최근 수주량이 증가했다”며 “(두 지역의) 고용률과 구직활동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실업률이 가장 크게 오른 곳은 경기 오산시로 1년 만에 1.8%포인트 오른 5.4%의 실업률을 기록했다. 경기도 내 다른 지역으로 취업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오산은 대표적인 ‘베드타운’ 역할을 하고 있다. 군 지역 가운데서는 최근 과실작물 작황이 나빠진 충북 증평의 실업률이 4%로 2%포인트 뛰었다.
고용률은 시 지역 가운데 제주 서귀포가 70.2%로 가장 높았다. 서귀포는 지역별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3년 이래 7년째 고용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어 제철산업 중심지인 충남 당진이 69.2%, 경북 영천이 67.3% 순이었다. 통계청은 “도농복합지역으로 도소매·숙박음식업 비중이 절반 이상 차지하는 서귀포와 영천은 지속적으로 고용률이 높게 유지되고 있다”며 “당진은 고용흡수력이 높은 제조업이 많아 고용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고용지표의 희비는 같은 도내에서도 역내 산업 기반이 얼마나 튼튼한지에 따라 갈렸다. SK하이닉스 반도체공장 소재지인 경기 이천은 66.5%로 경기도 내 가장 높은 고용률을 기록했다. 전국 77개 시 가운데서도 네 번째로 높다. 반면 주요 정부 청사와 공공기관이 빠져나간 경기 과천은 고용률이 52.6%로 도내 최저치였다. 정부청사 이전 이후 이를 대체할 기업이나 기반시설이 들어오지 않은 것이 고용 부진의 배경으로 보인다.
충북의 경우 진천군이 70.9%로 도내 11개 시군 가운데 고용률이 가장 높았다. 역내 경제의 대부분이 농업에 기초하고 있는 여타 군 지역과 달리 한화큐셀의 태양광 셀 공장, CJ제일제당의 식품통합생산기지 등 대형 제조업 시설 투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세종=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