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검찰개혁 완수 어깨 무거워…왼쪽·오른쪽 아닌 미래의 시간 왔다"

"검찰은 수사를 하고, 법무부는 법무부 일을 하면 된다"

노영민 비서실장이 9일 오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임명장 수여식 전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과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이 취임사를 통해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조 장관은 9일 임명 직후 오후 4시30분 과천정부청사에서 가진 취임식에서 “개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막중한 소임을 맡게 됐다”며 “제가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된 것은, 오랫동안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던 ‘법무 검찰 개혁’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제게 주어진 기회는 제가 만든 것이 아니라, 국민께서 잠시 허용한 것임을 잘 알고 있다”며 “제 허물과 책임, 짊어지고 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무 검찰 개혁은 제가 학자로서, 지식인으로서 평생을 소망해왔던 일이고, 민정수석으로 성심을 다해 추진해왔던 과제이자, 이 시대가 요구하는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 개혁의 길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고되고 험난한 시간이 될 것을 잘 알기에 어깨가 무겁다”고 했다. “여러분도 제가 가는 길에 뜻을 같이 하고, 진심어린 마음으로 동참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조 장관은 “검찰 권력은 강한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제도적 통제 장치를 가지고 있지 않다”며 “과거 강한 힘을 가진 권력기관들에 대해서, 민주화 이후 통제 장치가 마련되었고 권력이 분산되었으나 우리나라 검찰만은 많은 권한을 통제 장치 없이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치적으로 민주화된 사회에서 특정권력이 너무 많은 권한을 갖고 그 권한에 대한 통제장치가 없다면 시민의 자유와 권리는 위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적 경험을 통해서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누구도 함부로 되돌릴 수 없는 검찰 개혁을 시민들, 전문가들 그리고 여러분과 함께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을 법제도로 완성하기 위해 관련 법안이 20대 국회에서 입법화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시행령 개정 등 법무부의 권한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입각한 검찰 개혁을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검찰은 수사를 하고, 법무부는 법무부의 일을 하면 된다”며 “각 기관의 권한과 역할이 다른 만큼, 인적 구성도 달라야 하고, 법무부의 검찰에 대한 적절한 인사권 행사, 검찰 개혁의 법제화, 국민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통제 등 검찰에 대한 법무부의 감독기능을 실질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국민 위에 법무부와 검찰이 서지 않도록 하겠다”며 “왼쪽도 오른쪽도 아닌 미래의 시간, 진정한 변화와 혁신의 시간을 맞이하자”고 취임사를 마무리했다.
/과천=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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