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 한걱정인데 태풍까지…이총리 "합심 협력 절대 필요"

17개 지자체장 및 관계부처 장관 대책 회의
"지반약화…약한 비에도 부스러질 수 있어"
"돼지열병 2주가 고비…긴장 갖고 대응해야"

이낙연 국무총리가 20일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제17호 태풍 ‘타파’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대응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20일 서울정부청사에서 태풍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대응상황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ASF 추가 의심 사례가 나온 가운데 주말 폭우를 동반하는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되자 관계 부처 장관들과 각 지자체장들에게 비상 경계를 할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이 총리는 앞선 태풍 등으로 약해진 지반에 대한 각별한 대비와 양돈 농가 주민들과의 합심 협력 등을 거듭 당부했다.

이 총리가 주재한 이날 회의에는 김현미 국토부 장관, 진영 행안부 장관, 성윤모 산업부 장관 등이 현장에 참석했고, 세종청사 관계 장관들과 전국 17개 지자체장들은 화상 연결을 통해 회의에 임했다.

제17호 태풍 ‘타파’가 세력을 키우면서 우리나라를 향해 북상 중인 20일 부산 동구 부산항 5부두에 선박들이 피항해 있다. /연합뉴스

먼저 이 총리는 “태풍 링링이 한반도를 할퀸 지 2주 만에 태풍 타파가 북상 중”이라며 “링링은 바람이 셌는데 타파는 비가 세고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총리는 “올해 태풍이 많아 지반이 약해져 있을 것”이라며 “조그마한 비에도 부스러져 내리는 일이 있으니 평소의 태풍 대비에 더해서 축대나 옹벽의 붕괴, 산사태의 우려, 이런 데 각별히 대비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올해 17호 태풍인 타파는 한반도에 바짝 붙어 부산 앞바다를 지나갈 전망이어서 큰 피해가 예상된다. 제주도 산지에서는 최대 600㎜의 ‘물 폭탄’이 쏟아질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했다.


바람도 만만치 않아 최대순간풍속이 시속 55~11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 농작물 피해, 해안가 저지대 침수 등에 각별히 유의해야 하는 상황이다.

20일 경기도 파주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추가 의심신고 양돈농가 인근에서 방역당국이 출입 차량을 소독하고 있다./연합뉴스

이 총리는 ASF 방역에 대한 총력 대응도 지시했다. ASF는 17일과 18일 각각 경기 파주와 연천 양돈농장에서 한 건씩 확진 사례가 나온 후 19일엔 추가 확진이 나오지 않았지만 이날 다시 2건의 의심 신고가 파주에서 나왔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20분께 파주시 적성면에서 돼지 2마리가, 오전 8시 40분께 파주시 파평면에서 돼지 1마리가 각각 폐사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이 총리는 “현재 임상 진단으로 볼 때는 아직은 어느 쪽으로도 확실하게 단정하기 어렵다고 하지만 어느 쪽이든 우리 대응은 달라질 게 없다”며 “확실하고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 총리는 “파주와 연천의 두 발생 농가와 역학적 관계에 있는 양돈 농가가 경기와 강원에만 국한되지 않고 충남, 전남, 경북에도 있다”며 “방역 또한 경기, 강원이 각별히 주의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지역도 경계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앞으로 길면 3주, 운이 좋으면 2주 만에, 2주가 고비”라며 “관계부처 지자체, 모두 함께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거듭 당부했다. 특히 이 총리는 “양돈 농가를 포함한 주민들의 합심 협력이 절대로 필요하다”며 “지금 같은 자연재해는 주민과 지역사회의 대처가 1차적으로 중요하고 감염병 또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총리는 “농민, 지역주민, 지자체와 함께 피해 없도록 하자”며 “이번 태풍 타파를 대비하는 우리의 목표도 똑같다. 인명 피해 전무, 재산 피해 최소화”라고 강조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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