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 환자 줄었지만...어르신 입원은 늘었다

최근 5년간 외래환자 9만명↓ 불구
고령화·항생제 내성 증가 영향
입원환자는 32만→36만명 증가
1인당 진료비도 30만원 뛴 74만원


최근 5년간 폐렴으로 건강보험 진료를 받은 환자는 줄었지만 입원환자와 진료비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감·폐렴구균 백신 예방접종자가 늘면서 전체 환자 수는 줄어든 반면 인구 고령화와 항생제 내성 증가 등의 영향으로 노인 등 중증 폐렴 환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25일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 2014∼2018년 폐렴 진료인원은 140만명에서 134만명으로, 외래환자는 126만명에서 117만명으로 감소했다. 반면 입원환자는 32만명에서 36만명으로 증가했다. 진료비는 6,440억원에서 9,865억원으로, 환자 1인당 진료비는 46만원에서 74만원으로 늘어났다.

노인 등 중증 폐렴환자 증가는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 증가로도 나타난다. 통계청에 따르면 폐렴사망자는 2013년 1만809명에서 2017년 1만9,378명으로, 10만명당 사망률은 21.4명에서 37.8명으로 증가했다. 폐렴 사망률은 50대 6.2명, 60대 22명에서 70대 132명, 80대 이상 857명으로 급증했다.


폐렴은 세균·바이러스·곰팡이·마이코플라스마 등이 기관지·폐에 침투해 발생하는 염증성 호흡기 질환으로 패혈증·호흡곤란·폐농양 등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초기에는 발열·오한·기침·가래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감기·독감과 증상이 매우 비슷해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건강한 성인은 폐 속 세균을 없애는 항생제를 투여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1~2주 안에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반면 면역력이 낮은 어린이나 고령자, 당뇨병·천식·결핵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으면 폐렴이 쉽게 낫지 않고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빠르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도 중요하다. 입원이 필요한 중증 폐렴은 저산소증을 일으킬 수 있어 산소투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혈액 속 헤모글로빈과 산소의 결합 정도를 측정하는 산소포화도 검사를 해야 한다.

하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454개 병원을 대상으로 적정성평가를 해보니 55%(249곳)만 1등급(90점 이상)을 받았다. 19%는 환자 도착 24시간 안에 산소포화도 검사를 하지 않았고 25%는 입원·중환자실 치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객관적 평가도구로 중증도를 판정하지 않았다. 적절한 항생제 사용을 위해서는 폐렴 원인균을 파악하기 위해 병원 도착 24시간 안에 가래를 채취해 염색한 표본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객담도말검사, 미생물 배양검사를 해야 하는데 21.5%, 18.4%가 이를 지키지 않았다. 19%는 65세 이상 노인이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했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원인균에 따른 항생제 선택이 중요하지만 많은 경우 원인균을 알 수 없고 원인균을 배양하더라도 균이 확인되기까지 며칠이 걸리기 때문에 폐렴 의심환자에게는 병원 도착 8시간 안에 항생제를 쓰고 수분·영양공급을 하며 40도 이상 고열이 있을 경우 해열제를 함께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열이 있고 기침, 누런 가래가 1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폐렴을 의심해봐야 한다”며 “다만 노인은 폐렴에 걸려도 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유 없이 기운이 없고 식욕이 떨어지거나 자꾸 졸리면 폐렴이 아닐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웅재·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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