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제국의 전략가]8명의 美대통령 보좌한 국방 전문가

■앤드루 크레피네비치·배리 와츠 지음, 살림 펴냄


42년간 미국 국방부 싱크탱크인 총괄평가국(ONA)을 이끈 전설적 전략가가 있다. 최근 타계한 앤드루 마셜(1921~2019)이다. 그의 생애를 통해 미국의 외교·국방정책 역사를 들여다본 ‘제국의 전략가’가 출간됐다.


지난 1973년 등장한 ONA는 미국과 경쟁국들의 군사전력과 전략을 비교 분석해 향후 발생할 안보 문제와 전쟁 양상을 예측하는 기관이다. 창설 초기부터 ONA와 함께한 마셜 국장은 8명의 대통령과 13명의 국방장관을 보좌했다. 음지에서 활동한 그를 두고 미국은 ‘스타워즈의 요다’, 소련은 ‘펜타곤의 추기경’, 중국은 ‘은둔의 제갈량’이라 불렀다. 최고 전략가라는 존중의 의미다. 마셜은 무기 대신 냉철한 이성으로 냉전시대를 헤쳐나갔다. 그가 재직하며 이뤄낸 총괄평가들은 현재까지도 거의 대부분 비밀로 처리돼 있다.

목차는 연대기순으로 나뉘어 마지막 9장은 2001~2014년 ‘아시아태평양으로의 전환’으로 끝난다. 냉전 이후 마셜의 관심과 연구본부의 분석 목표를 중국 연구로 향한다. 그는 “중국의 사고방식이 소련의 사고방식보다도 미국 측에 더욱 이질적일 것”으로 봤다. “중국의 융성과 정밀유도 무기의 확산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입지를 위협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일찍이 했고 1980년대 후반부터 해당 분야에 대한 연구를 지원했다. 책에서 한반도 문제는 비중있게 다뤄지지 않는다. 불확실한 미래를 멀리, 확실히 내다보기 위해 마셜이 집중했던 것은 “올바른 전략적 질문”을 끊임없이 제기하는 것이었다. 2만원.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