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노조 곳곳서 "직접고용" 투쟁... 車·조선도 임단협 놓고 노사 갈등

<쟁의깃발 든 勞>
민노총 내달 9일 전국노동자대회
철도·지하철 7일부터 순차적 파업

매년 여름 노사의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두고 벌어지던 ‘하투(夏鬪)’가 공공 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와 맞물리면서 가을까지 이월되며 ‘추투(秋鬪)’ 양상으로 비화하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3개월 넘게 노사가 대치하고 있는 한국도로공사를 비롯한 주요 공공기관들이 자회사 형태로 정규직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여름부터 직접고용을 요구해왔다. 민주노총도 오는 11월 전국노동자대회를 앞두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를 주요 투쟁 의제로 정한 상태다. 여기에 조선 업계와 일부 완성차 업체도 임단협을 두고 마찰을 계속 빚고 있어 노사 간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달 총파업을 예고한 공공 부문 노조들의 공통적인 요구는 비정규직의 직접고용이다. 민주노총도 하반기 투쟁의 초점을 공공 비정규직의 직접고용 요구에 맞추는 모습이다. 지난달 23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특별결의문까지 내 공공 부문 비정규직의 직접고용, 민간 부문의 불법파견 근절을 위한 투쟁을 선언한 바 있다. 김명환 위원장은 2일 “이달 말에 노동개악에 맞서 총력투쟁을 결의하고 있으며 다음달 9일 10만명이 전국노동자대회에 집결한다”며 “(의제는) 비정규직 철폐일 것이고, 장애가 되고 있는 잘못된 정책폐기가 핵심 요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들이 3개월 넘게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도공과 대립하고 있다. 전국 11개 지방 국립대 병원의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조는 생명안전 업무는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비정규직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며 지난달 30일부터 파업 중이다. 철도ㆍ지하철 4사 노조의 요구사항에도 직접고용 문제가 들어 있다. 철도노조 측은 공공 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가이드라인에 따라 노사전문가협의체에서 생명안전 업무인 열차승무·차량정비·전기유지보수 등은 직접고용에 합의했으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17일 총파업 예정인 급식 등 학교 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는 조금 다르다. 학교 비정규직(교육공무직)의 법제화, 동일한 노동을 하는 정규직 공무원 최하위 직급 임금의 80% 수준인 공정임금제다.

문제는 사측인 공공기관이 인건비 부담 등을 이유로 쉽게 직접고용을 받아들일 처지는 아니라는 점이다. 예산권을 쥔 기획재정부로부터 예산을 받아와야 하는데 쉬운 일은 아니다. 이종선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부소장은 “정규직 전환의 방향성을 볼 때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야 할 사항”이라며 “기재부 등 정부 당국도 전향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준호 violato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