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기 좋은 가을...갑자기 무리하다 탈날라

손목 과도한 사용때 테니스엘보
상당기간 무리 안해야 재발 막아
골프 스윙하다 회전근개 손상
평소 어깨운동으로 관절 튼튼하게
달리기는 무릎 슬개건염 유발
미리 스트레칭·적정 속도 유지를
스쿼트 잘못하면 고관절 부상
기마자세 정도의 높이로 운동해야

무거운 덤벨·바벨을 들고 스쿼트 자세를 취하면 엉덩관절(고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다.   /사진제공=서울아산병원



운동하기 좋은 계절이다. 다만 무리한 운동은 부상으로 이어지기 쉽다. 다치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운동한 뒤 충분히 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

테니스엘보(상완골 외측 상과염)는 팔꿈치보다는 손과 손목을 과도하게 사용해 발생한다. 한 손으로 백핸드를 하다 보면 손목을 손등 쪽으로 들어 올리는 동작을 많이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손목을 펴는(신전) 근육의 팔꿈치 바깥쪽 뼈 부착 부위 힘줄에 충격이 누적돼 변성되고 미세하게 파열되면서 염증과 팔꿈치 바깥쪽 통증이 생긴다. 처음에는 약간의 통증만 있지만 서서히 파열 정도와 통증이 심해진다. 헬스장에서 아령을 들거나 망치질을 많이 하는 경우, 가사 활동이 많은 주부들에게서도 흔히 발생한다.

전인호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초기 테니스엘보는 통증 부위를 붕대·밴드 등으로 고정해 덜 움직이고 안정을 취하면 쉽게 호전된다”며 “정도가 심해지면 소염진통제·근육이완제 등 약물치료·물리치료를 하고 상당기간 무리하지 않아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공현식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테니스엘보 환자의 혈중 총콜레스테롤 농도는 205㎎/㎗로 일반인(194.6㎎/㎗)보다 평균 10㎎/㎗ 높았다. 또 총콜레스테롤 240㎎/㎗ 이상의 고콜레스테롤혈증이 있는 경우 정상 수치인 사람들보다 테니스엘보 발병 위험이 2.5배 높았다. 공 교수는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아지면 힘줄의 콜라겐이 변성돼 파열 위험이 커진다”며 “콜레스테롤 관리는 심혈관 건강뿐 아니라 근육과 뼈를 연결하는 힘줄 건강을 지키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골프 스윙을 반복하다 보면 허리·팔꿈치·손목·어깨에 부상이 생길 수 있다. 어깨의 경우 주로 회전근개 손상이 발생한다. 어깨의 움직임과 안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4개의 근육과 힘줄의 조합. 어깨 움직임, 특히 잘못된 스윙 동작이나 임팩트(뒤땅·토핑)를 반복하거나 과도한 연습은 회전근개가 주변 뼈·인대와 충돌해 통증(어깨충돌증후군)을 유발하고 심하면 힘줄이 파열되기도 한다. 초기에는 통증 부위가 명확하지 않을 수 있지만 발병되면 심한 어깨 통증 때문에 수면장애까지 호소하는 환자들도 있다.

고경환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회전근개 손상을 예방하려면 평소 어깨 운동을 통해 어깨 관절을 튼튼하게 하는 게 좋다”며 “골프 시작 전 충분히 스트레칭을 하고 나이·체격에 맞는 스윙과 클럽 선택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어깨충돌증후군이 있거나 회전근개가 부분적으로 파열된 경우에는 약물·주사 요법과 운동으로 호전될 수 있다. 운동치료가 가장 중요한데 어깨 주변 근육의 균형을 회복하는 것이 핵심이다. 고무밴드(세라밴드) 한쪽을 고정시키고 나머지 한쪽을 천천히 잡아당겼다 놓는 동작을 반복한다. 통증으로 운동이 힘든 경우 열전기 물리치료를 병행하면 관절·근육·힘줄 부위를 부드럽게 해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충분한 운동치료와 약물·물리치료를 병행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관절내시경을 통해 염증조직을 제거하거나 회전근개를 봉합하는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함께 모여 달리기를 하는 동호인들도 많다. 한 연구에 따르면 달리기로 인한 부상의 절반 정도는 무릎 부상이었다. 슬개건염이 대표적이다.

슬개건은 무릎 앞쪽에서 만져지는 둥근 뼈(슬개골)와 정강이뼈를 이어주는 힘줄. 우리 몸에서 가장 크고 강한 허벅지 대퇴근육의 힘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준비운동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달리기를 하거나 고강도 동작을 반복하면 이 힘줄 조직에 미세한 손상·염증(슬개건염)과 통증이 발생한다. 심하면 슬개건 주변이 붓고 계단을 오르거나 달리기할 때 통증이 심해진다.

예방하려면 달리기 전 반드시 무릎 스트레칭을 하고 적당한 거리를 자신의 실력에 맞는 속도로 달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범식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슬개건염 진단을 받았으면 무릎을 쉬게 해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스트레칭 운동과 약물치료, 찜질 같은 물리치료를 병행하는 게 증상 호전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남녀노소 상관없이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사람이 많다. 무거운 덤벨·바벨을 들고 하체 근력운동의 기본동작인 스쿼트를 잘못된 자세로 하다 보면 고관절(엉덩관절) 부상을 입기 쉽다. 스쿼트를 할 때 두 다리를 어깨너비로 벌린 상태에서 고관절이 과도하게 굴곡되지 않도록 태권도 주춤서기(기마자세) 정도의 높이로만 운동하는 것을 권장한다.

고관절은 볼-소켓 모양의 관절구조로 돼 있어 어깨 관절처럼 큰 범위와 다양한 각도로 운동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성인 4명 중 1명가량이 고관절을 구성하는 대퇴골(넓적다리뼈)과 비구(골반쪽 뼈)의 모양이 조금 돌출돼 있어 과도하게 고관절을 굴곡할 경우 두 뼈가 맞닿는 가장자리에 반복적인 충돌이 생길 수 있다. 고관절의 관절 연골이나 비구 가장자리에 있는 비구순에 손상·통증이 생기는 대퇴비구 충돌이 대표적이다.

윤필환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환자의 60% 정도는 고관절 충돌이 생기지 않도록 생활습관이나 운동방법을 교정하고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등 보존적 치료를 하면 빠르게 치료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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