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KT 부정 채용'두고 김성태 vs 검찰 공방.. 신계륜 전 의원 증인으로 채택


김성태(사진) 자유한국당 의원 딸이 2012년 KT 정규직으로 채용되는 과정에서 이석채 전 KT 회장의 지시가 있었는지를 두고 11일 검찰과 김성태 의원 변호인 사이 공방이 이어졌다. 이날 재판에서는 신계륜 전 의원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신혁재)는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성태 의원과 뇌물공여혐의로 기소된 이석채 전 회장의 2차 공판을 이날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는 김상효 전 KT 인재경영실장(전무), 김기택 전 KT 상무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들은 서유열 전 사장 등 상급자의 지시로 김 의원 딸의 부정 채용을 진행했다면서, 이와 같은 과정이 이석채 전 회장에게 보고됐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앞서 서 전 사장은 별도 재판에서 김 의원, 이 전 회장 등과 2011년 서울 여의도의 한 일식집에서 저녁 모임을 가졌고, 이 자리에서 김 의원이 이 전 회장에게 딸을 잘 부탁한다는 취지의 청탁을 했다고 증언했다. 김 의원 측은 이 증언이 허위라며 저녁 모임 시점이 2009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전날 이석채 전 회장 등의 업무방해 혐의 공판에서 김 의원과 이 전 회장, 서유열 전 사장 등의 여의도 저녁 모임 시점이 2009년이라는 피고인 측 주장을 반박하는 증거로 서 전 사장의 2009년 당시 골절상 수술·치료 기록을 제출했다. 이에 김 의원 측은 검찰 주장을 재반박하기 위해 서 전 사장이 치료 중인 상황에서 외부 행사에 참석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재판부에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재판에 피고인으로 출석한 김성태 의원은 “검찰은 명확한 물증이 하나도 없이 무리한 기소로 아무것도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며 “서유열 전 사장, 이 전 회장과 내가 함께 했다는 저녁식사가 검찰 주장대로 2011년이라면 명확한 물증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신계륜 전 의원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2012년 당시 야당 소속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이었던 신 전 의원은 같은 위원회의 여당 간사였던 김 의원이 이 전 회장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 여부와 관련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증언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2012년 환노위 국정감사 당시 이 전 회장의 증인채택을 무마해주는 대가로 이 전 회장에게서 딸 부정 채용 형태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어 이 전 회장의 국감 증인 채택 여부에 김 의원이 영향력을 행사했는지가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신 전 의원은 ‘김 의원이 이 전 회장의 증인 채택에 특별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내용으로 김 의원을 옹호하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한 바 있어 김 의원 측이 증인으로 신청했다. 김 의원 측은 이 사실확인서를 증거로 법원에 제출한 상태다. 재판부는 김 의원 측 요청을 받아들여 신 전 의원을 다음 달 8일 재판에 증인으로 불러 신문하기로 했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