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어닝 쇼크'...2년만에 실적 뒷걸음

배송 투자 확대·미중 분쟁 영향
3분기 순익 28% 줄어 21.3억弗
시가총액 800억달러 사라져
베이조스 최고 갑부 자리 위태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AFP연합뉴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3·4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 가까이 줄면서 2년여 만에 실적이 뒷걸음쳤다. 배송 투자 확대와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적 악화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제프 베이조스 최고경영자(CEO)가 지켜온 세계 최고 갑부 자리도 위태롭게 됐다.

24일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날 아마존은 장 마감 후 3·4분기 순이익이 21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28억8,000만달러) 대비 28%가량 줄어든 수치다. 아마존의 분기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은 2017년 2·4분기 이후 처음이다


WSJ는 아마존이 유료 멤버십 회원인 프라임 고객에게 1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실적이 급격하게 악화했다고 분석했다. 아마존의 3·4분기 전 세계 배송 비용은 96억달러(약 11조3,000억원)로 1년 전보다 46%나 증가했다.

공격적인 투자 외에도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소비 감소 등도 실적 악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온라인으로 거래되는 상품들이 가격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관세 리스크에 취약하며 아마존을 통해 미국에서 팔리는 제품들의 가격이 평균 2.1%에서 2.6%까지 인상돼야 관세의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적 악화에 주가는 즉각 반응했다. 1%가량 상승 마감한 아마존의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9%가량 폭락하며 시총 800억달러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CNBC방송은 주가 하락으로 베이조스가 하루에 약 69억달러(8조1,096억원)의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따라 베이조스 CEO는 세계 최대 부호 지위를 잃을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시간 외 거래가를 반영하면 베이조스 CEO의 지분가치는 1,028억달러”라며 “빌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에게 1위를 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이츠의 재산은 1,057억달러로 알려졌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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