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만에 나오는 '카카오메일' 성공할까

카카오, 베타서비스 개시
커뮤니케이션 연결성 극대화에
7일후 휴지통 이동 등 관리 지원
젊은층 '주소선점 이벤트' 큰관심
"기존 서비스 보완재 역할" 분석


카카오(035720)가 다음의 ‘한메일’ 이 등장한 지 23년이 지나 메일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 구글과 네이버, 기존의 한메일 등이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뒤늦게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메일 주소 선점 경험이 없었던 1020 세대 중심으로 이용자가 확산되면서 기존 서비스의 보완재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카카오 역시 카카오톡의 다양한 서비스들과의 연계를 통해 보다 편리한 메일 이용환경을 제공하는 한편 새로운 ‘도구형 서비스’로 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는 5일 카카오톡 내에서 빠르고 간편하게 메일을 주고받을 수 있는 ‘카카오메일’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별도의 애플리케이션 설치 없이 카카오톡 더보기 탭의 ‘메일’ 버튼을 클릭하고, 신규 메일 주소를 생성하면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가 기존 메일 서비스인 ‘@daum.net’과 ‘@hanmail.net’ 외에 ‘@kakao.com’를 활용한 새로운 메일 서비스를 선보이는 이유는 카카오톡 이용자에게 메일 서비스까지 추가로 연계해 카카오톡 내에서의 커뮤니케이션 연결성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카카오메일은 스마트 분류함을 통해 청구서, 쇼핑, 소셜, 프로모션 등의 메일을 자동으로 분류해주고, 불필요한 메일은 7일이 지나면 휴지통으로 이동되는 등 효율적인 메일함 관리를 지원한다. 또 메일을 자주 주고받는 상대를 관심 친구로 설정해 모아보기가 가능하며 관심 친구로부터 메일 수신 시 카카오톡 채널 ‘죠르디’를 통해 알림을 받아볼 수 있다.

이 같은 서비스는 기존 이메일 서비스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주영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금의 이메일 서비스는 여러 이모티콘, 보이스 서비스 등에서 한계가 있는데 카카오톡 내에서의 다양한 서비스 결합을 통해 이메일 이용 환경에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메일이나 네이버 메일 등 기존 메일 서비스들이 탄탄하게 시장을 구축하고 있긴 하지만 사람들의 이용 특성상 복수의 메일 계정을 사용하는 데에 거부감이 없다”면서 “모바일에서의 활용도 측면에서 카카오 메일은 기존 메일의 충분한 보완재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기존 서비스들이 메일을 다른 메일로 자동 전달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에 이를 카카오톡이라는 모바일 플랫폼과 연계하면 별도의 앱을 활용해야 하는 기존 메일 서비스보다 더 효과적으로 메일을 관리할 수 있다.

아울러 1020 세대에게는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인터넷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기존 1020 세대들은 이미 기성세대들이 기존 메일 서비스를 오랫동안 이용해온 탓에 계정 생성 시 원하는 아이디(ID)를 사용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아예 메일 서비스가 새롭게 출시되면서 누구나 원하는 메일 주소를 먼저 쓸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실제로 이날 베타서비스 출시에 앞서 카카오가 진행했던 메일주소 선점 이벤트에서 젊은 세대의 관심이 집중됐고, 그 결과 ‘해리포터(harrypotter)’나 ‘개발자(developer)’처럼 기존 메일 계정에서는 중복되어 사용할 수 없었던 메일 주소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카카오 관계자는 “베타 서비스로 출시하는 카카오메일은 향후 카카오톡의 다양한 기능들과 연계성을 마련하여 고도화 할 계획”이라며 “앞서 출시한 서랍, 캘린더 등과 함께 카카오톡 내 새로운 ‘도구형 서비스’로 자리잡으며 이용자들의 일상을 돕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백주원기자 jwpai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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