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철 통일부 장관(가운데)이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금강산관광 사업자인 현대아산의 배국환 사장(왼쪽), 한국관광공사의 안영배 사장과 북한의 남측 시설 철거 요구 등 관련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만나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정부가 금강산 문제와 관련 남측 공동점검단의 방북 제안을 골자로 한 대북통지문을 북한에 보냈다.
이는 사실상 북한이 남한과의 대화를 거부한 상황에서 남북 간 소통의 장을 만들어 금강산관광 문제를 북한과 논의해보겠다는 전략적 행보로 분석된다.
통일부는 6일 “정부는 어제 오전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북측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앞으로 당국과 사업자 등이 포함된 공동점검단을 구성하여 방북할 것임을 통지했다”고 밝혔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측이 시설철거를 주장하고 있지만, 어쨌든 정부는 (관광시설) 재정비 차원에서 개보수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해왔다”며 “그런 것을 하기 위해서(현장) 점검은 필수”라고 말했다.
정부가 점검단을 내세운 것은 북한이 남북 간 협의 내용을 ‘시설철거’ 문제로 제한하고 있는 상황이 영향을 준 것으로 관측된다. 점검은 시설철거에 선행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다만 금강산 일대 남측시설의 철거가 실제 집행되면 남북교류협력 사업의 추진이 사실상 어려워지는 만큼 정부는 이를 계기로 북한과 대면접촉을 시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
관건은 북한의 호응이다. 앞서 정부는 금강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 당국 간 실무회담을 제안했지만 북한이 문서교환 방식을 고수하며 남측의 제안을 거부한 바 있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정부의 2차 대북통지문에 대해 현재까지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가 29일 언론에 공개한 금강산관광지구의 남측 시설 사진. 사진은 금강빌리지. 현대아산 소유·운영으로 1998년 개관했으며 컨테이너 159동으로 구성, 세탁소, 편의시설 등을 갖췄다. /사진제공=통일부
앞서 북한이 지난달 25일 남측 시설물 철거를 요구하는 통지문을 보내자 정부는 28일 금강산 실무회담을 북측에 역제안했다. 하지만 북한이 다음 날인 29일 남 측의 제안을 거부했다.
한편 정부는 앞으로 금강산 문제의 민감성 등을 고려해 남북 간 대북통지문 교환소식을 일일이 언론에 구체적으로 공개하지는 않는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