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
박성현
이정은
“한 대회의 결과로 시즌 전체 판도를 결정짓는 것은 반칙.”
“극적인 마무리로 팬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정당한 방식.”
오는 21일(이하 한국시간) 개막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19시즌 최종전이 시작 전부터 화제를 뿌리고 있다. 여자골프 사상 역대 최대 규모의 상금 때문이다.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클럽(파72·6,556야드)에서 열리는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 걸린 총상금은 500만달러, 우승상금은 무려 150만달러(약 17억원)다. 지난해의 총상금 250만달러, 우승상금 50만달러와 비교하면 각각 2배와 3배 규모다. 특히 우승상금 150만달러는 여자골프 사상 최고 액수다. 올해 LPGA 투어에서 우승상금이 가장 많았던 대회는 US 오픈(총상금 500만달러)으로, 우승자 이정은(23·대방건설)이 100만달러를 가져갔다.
또 하나의 변화는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CME 포인트를 3,500점으로 대폭 늘려 최종전 챔피언이 CME 포인트 레이스 1위까지 함께 차지하도록 한 것이다. 일반 대회 우승 포인트는 500점, 메이저 우승은 625점이다. 다만 지난해까지 CME 포인트 최종 1위에게 주던 100만달러의 별도 보너스는 없어졌다. CME 포인트 랭킹에 따른 출전 선수는 지난해 72명에서 상위 60명으로 줄었다.
상금액수와 포인트가 높아서 나쁠 것은 없다. 문제는 형평성이다. 시즌 내내 꾸준한 경기력으로 차곡차곡 상금을 쌓은 선수의 성과가 자칫 빛을 잃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페덱스컵 포스트시즌의 경우 올해부터 최종전 시작 전에 포인트 랭킹에 따라 스코어를 조정하는 장치를 마련했다. LPGA 투어 측은 ‘단판 승부’로 팬들의 흥미를 자극하고 경기의 박진감을 높이는 효과를 노려 포맷 변경을 단행했다.
논란과 무관하게 타이틀 경쟁이 불꽃을 튀기게 됐다. 올해의 선수는 고진영(24·하이트진로), 신인상은 이정은이 수상을 확정한 상태다. 시즌 상금왕과 CME 포인트 1위는 최종전 우승자의 차지가 될 공산이 크다.
상금 271만달러로 이 부문 1위를 달리는 고진영은 상금 2위 이정은(199만달러)에게 한참 앞서 있지만 안심할 수 없다. 3위 박성현(26), 4위 브룩 헨더슨(캐나다), 5위 이민지(호주), 6위 렉시 톰프슨(미국)과 139만달러의 상금 7위 넬리 코르다(미국)까지는 우승상금 150만달러를 거머쥐면 단숨에 1위까지 솟구칠 수 있다. 고진영은 CME 포인트에서도 2위 헨더슨보다 1,200점 이상이나 많지만 1위 가능성은 60명 모두에게 열려 있다.
세계랭킹 1위에도 오르며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고진영은 완벽한 피날레를 꿈꾼다. 올해의 선수 이외에 베어 트로피(평균타수 1위)에도 바짝 다가섰다. 평균타수 2위 김효주가 역전하려면 이번 최종전에서 고진영보다 22~23타를 적게 쳐야 한다. 상금과 CME 포인트 1위까지 주요 타이틀 싹쓸이를 위해서는 이 대회 우승컵이 필수인 셈이다. 8월22일 캐나다퍼시픽 오픈이 마지막 우승이었던 고진영은 지난달 말 타이완 스윙잉스커츠 기권 이후 토토 재팬 클래식에 불참해 약 3주 만의 출전이다.
시즌 2승씩을 거둔 박성현·김세영·허미정과 US 여자오픈 우승자 이정은, 그리고 박인비·김효주·유소연 등 한국선수 14명이 출전한다. 톰프슨(2018년)과 에리야 쭈타누깐(태국·2017년), 뉴질랜드교포 리디아 고(2014년) 등은 이 대회 우승 경험이 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