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는 19일 “산업 현장의 절박한 현실을 더는 외면할 수 없다”며 주52시간제 보완을 위한 입법을 서둘러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9회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이 총리는 “ 어제 정부는 50인 이상 299인 이하 중소기업의 주52시간 근로제에 대한 보완대책 방향을 발표했다”며 “산업현장의 어려움을 고려해 계도기간을 두고, 특별연장근로를 법의 테두리 안에서 추가로 인정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52시간제는 작년 3월 개정된 근로기준법에 따라 300인 이상 사업장은 작년 7월부터 시행했고, 50인 이상 299인 이하 기업은 내년 1월부터 시행 예정이다. 노사정은 주52시간제 안착을 위해 탄력근로제 개선에 합의하고, 국회에 법률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국회는 아직 법안심의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18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브리핑실에서 ‘주52시간제 입법 관련 정부 보완대책 추진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연합뉴스
노동계와 경영계 모두 불만이지만…
이 총리는 “산업 현장에서는 연장근로를 할 수밖에 없고 인력충원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고 호소한다”며 “정부는 그런 절박한 현실을 더는 외면할 수 없어 보완방안을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에 대해 노동계는 주52시간제 후퇴라고 지적하고, 경영계는 입법 등 확실한 보완을 요구한다”고 현실적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 총리는 “어제 발표한 보완대책으로 현장의 난관과 혼란을 모두 해소할 수는 없다는 점을 정부도 잘 안다”며 “근본적으로는 근로기준법이 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맥락에서 이 총리는 “국회가 관련법안을 조속히 처리해주시길 거듭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에는 “계도기간 부여와 별도로, 근무체계 개편과 구인난 해소를 위한 현장 지원대책 등을 점검하고 필요하다면 보완해 달라”고 당부했다.
전국철도노조와 철도하나로국민운동본부 조합원들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열린 철도 노동조합 20일 9시 총파업 돌입 계획을 밝히고 있다./연합뉴스
입시·외교 행사 있는데 철도 파업…우려
이 총리는 무기한 파업을 예고한 한국철도공사와 코레일관광개발, 코레일네트웍스에 “노조의 생각을 이해한다”면서도 “모든 것을 한꺼번에 해결 할 수 없다”는 뜻을 전했다.
이 총리는 “대입 수험생들이 논술과 면접시험을 위해 이동하는 데 불편을 겪었고, 앞으로의 대입 일정에 대해서도 걱정하고 있다”며 “파업이 계속되면 다음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메콩 정상회의에 오시는 외빈 등의 불편과 국가 이미지 하락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국민의 불편과 어려운 경제, 국가적 외교 행사 등을 감안해 파업을 자제해 달라”고 호소하면서 한국철도공사와 국토교통부 등 관계 기관에도 해결책 마련을 위한 협조를 당부했다.
한편 이날 국무회의에는 쌀 관세화 관련 정부간 협정안도 상정됐다.
이 총리는 “지난 5년 동안 미국, 중국, 베트남, 태국, 호주 등 5개 국가가 우리의 쌀 관세율이 지나치게 높다고 이의를 제기해왔다”며 “그러나 정부는 국내 쌀 농업 보호를 위해 그들 국가와 힘든 협상을 벌인 끝에 기존 관세율 513%와 할당물량 40만 8,700톤을 지켜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총리는 “지난달 정부는 향후 세계무역기구 협상에서 개발도상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겠지만, 쌀 같이 민감한 분야는 최대한 보호하겠다고 국민께 말씀드렸다”며 “이번 쌀 협상처럼, 정부는 앞으로도 우리 농업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