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권센터 "기무사문건, 대선까지 계엄 유지해 무산시키려 했다"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지난 2017년에 작성된 기무사 계엄 문건의 미공개 부분을 공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군인권센터가 기무사의 계엄령 문건에 계엄 수행기간이 대통령 선거일까지 유지되는 것으로 적혀있는 것을 두고 사실상 대선을 무산시키려 했다는 주장을 꺼냈다.

군인권센터(이하 센터)는 20일 서울 마포구 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무사령부가 작성한 ‘현 시국 관련 대비계획’ 문건에 계엄 수행기간이 19대 대선 기간까지로 명시된 점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센터는 지난달 21일 국회 국방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기무사가 2017년 2월에 생산한 문건이라며 해당 문서를 공개했다.

센터 측은 “제보자 보호를 위해 필사본을 공개했었지만, 문건 내용 중 흐릿하게 인쇄돼 필사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며 “추가 제보를 받아 계엄 수행기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공개된 문건에는 ‘국가비상사태 조기 안정화를 위한 비상계엄 선포 필요성 대두’라는 문장 위에 조그맣게 ‘계엄 수행기간: (탄핵) 인용시 2개월 / (탄핵) 기각시 9개월“이라고 쓰여있다.

센터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2017년 3월 선고된 것을 기준으로, 탄핵 인용시 대선은 5월, 기각될시 대선은 12월에 치르게 되어 있었다”며 “반정부 활동을 금지하는 포고령을 통해 야당 정치인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대선일까지 계엄을 유지한다는 것은 대선을 무산시키고 독재정권을 만들겠다는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탄핵 여부와 상관없이 집권 세력이 정권 재창출이 불가능하자 군대를 동원해 정권을 연장하려 시도한 것“이라며 ”1972년 박정희 대통령의 유신 선포와 상황이 매우 흡사하다“고 덧붙였다.

또 ”계엄령 문건은 대선 일정까지 고려한 매우 구체적인 ’내란 계획‘ 문서이었는데, 계엄 선포의 당사자가 돼야 할 박근혜 전 대통령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해당 문건에 대해 전혀 몰랐다는 주장은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검찰은 부실수사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하고, 21세기에 유신 독재를 꿈꾸던 이들에게 반드시 역사의 응징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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