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4일(현지시간) 잉글랜드 중서부 텔퍼드에서 열린 행사에서 총 59쪽 분량의 보수당 매니페스토(선거정책공약)를 발표하고 있다./텔퍼드=UPI연합뉴스
오는 12월12일 총선을 앞두고 영국 집권당인 보수당이 복지공약 등을 크게 늘리며 중도층 잡기에 나섰다.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브렉시트(Brexit)를 위해서는 과반 득표가 필요하다는 절박감이 좌파 공약 확대에 나선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24일(현지시간) 공영 BBC방송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잉글랜드 중서부 텔퍼드에서 열린 행사에서 총 59쪽 분량의 보수당 매니페스토(선거정책공약)를 공개했다. 주목되는 공약은 복지 서비스 확대 약속이다.
존슨 총리는 노년층 돌봄 등 사회복지 서비스를 위해 매년 10억파운드(약 1조5,000억원)를 할당하겠다고 밝혔다. 경찰관을 2만명 증원하고 학교에 대한 재원 투입을 확대하는 방안도 공약에 포함했다. 또 간호사 5만명을 새로 뽑는 한편 이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연간 7,800만파운드(약 1,200억원)를 투입해 장애인과 중환자, 보호자, 병원 야간근무자 등이 잉글랜드 내 병원시설 주차장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공약도 내놓았다. 이와 함께 63억파운드(약 10조원)를 투입해 각 가정의 보일러와 단열처리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같은 복지공약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좌파 공약 확대로 보수당의 색채를 잃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이먼 젱킨스 가디언 칼럼니스트는 “존슨의 공약은 보수적인 것이 아니다”라며 “일부는 저소득자를 위해 마련한 좌파 공약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보수당이 복지 공약을 크게 확대한 것은 표 때문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오피니엄’은 총선을 3주 정도 앞둔 현재 보수당이 47%의 지지를 얻어 28%를 기록한 노동당을 19%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보수당과 노동당의 지지율 격차가 2017년 이후 가장 크게 벌어지고 있지만 확실한 브렉시트를 위해서는 보수당의 압도적 승리가 필요하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