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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중 가장 빠른 27일 부의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논의하기 위해 모인다. 전날 문희장 의장이 주재한 정례회동에 이은 이틀째 회의다. 다만 선거법을 둘러싼 각 당의 입장 차가 워낙 커 이견을 조율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나경원 자유한국당,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회동을 연다. 세 원내대표는 전날 문 의장이 주재한 정례회동을 가졌다. 한민수 국회 대변인은 회동 이후 여야 3당 원내대표가 문 의장의 당부에 따라 매일 회동을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나 원내대표가 이를 부인하면서 이날 회동 여부는 불분명했는데 결국 오후 3당 원내대표는 한자리에 모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3당 원내대표가 선거법을 두고 해법을 찾기 위해 매일 만날 기대감도 커졌다.
내일 본회의에 부의되는 선거법은 현재 지역구 253석의 지역구 의석을 225석으로 줄이고 비례대표를 75석으로 늘리는 준연동형비례대표제 내용이 골자다. 비례대표는 정당 지지율에서 지역구 의석을 뺀 뒤 다시 50%를 곱해서 가져간다. 예를 들어 한 정당이 국회의원 총수 300명 가운데 지역구 의석 90석, 지지율이 30%를 받았다. 정당지지율 30%, 90석에서 지역구 의석을 빼면 비례대표는 못 받는다.
반면 지역구의석을 갖지 못해도 지지율만 30%가 나오는 정당은 50%인 45석을 가져간다. 이 때문에 지역구에 뿌리내린 정당과 지지율이 높은 정당이 연합해서 선거를 하거나 아예 지역에 기반을 둔 정치인들이 신당을 창당해 비례대표를 노리는 방법도 가능하다.
이인영(오른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정례회동에서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민주당과 한국당, 그리고 바른미래당 중에 유승민·안철수계로 분류되는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은 기본적으로 의원 총수를 늘리지 않는 선에서 지역구 의석 축소를 최소화하는 선에서 비례대표를 최대로 늘리는 지점을 고심하고 있다. 지역구 240~250석, 비례대표 50~60석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정의당은 비례대표의 대폭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전남·전북 지역에 뿌리내린 민주평화당은 지역구 의석 축소를 최소화하면서 비례대표를 늘리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손학규 대표를 중심으로 한 바른미래당의 당권파도 마찬가지다. 정당지지율에 따른 비례대표를 늘려야 하기 때문에 이들은 의원 총수도 300명에서 330명 이상으로 늘리자는 요구 또한 하고 있다. 여기에 지지율 대비 비례대표 의석을 차지하는 비율을 50%에서 100%까지 늘리는 방안도 나온다. 대안신당은 28일 당론을 정한다.
각 당의 셈법이 워낙 달라 이날 회동에도 합의는 쉽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연동형비례대표제의 부의 자체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 불법 사임·보임으로 인한 불법 부의이고 부의는 무효”라고 강조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