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소비·투자 8개월 만에 '트리플 마이너스'...힘 잃은 '경기바닥론'


10월 생산·소비·투자 3대 경기지표가 지난 2월 이후 8개월 만에 동반 하락했다. 올해 마지막 분기(10~12월)의 첫 달 경기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정부가 목표로 삼고 있는 2% 성장률 달성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全)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4% 감소했다. 직전 9월에도 0.4% 줄어든 데 이어 2개월째 감소세다. 숙박·음식점업이 3.1% 증가하는 등 서비스업 생산이 0.3% 늘었지만, 자동차(-4.4%)와 전자부품(-7%) 등 광공업 생산이 1.7% 큰 폭 줄면서 전체 생산은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도 전월보다 0.5% 감소했다. 설비투자 역시 주로 반도체 공장에 들어가는 특수산업용 기계류 투자가 2.3% 줄며 전체적으로 0.8% 감소했다. 이처럼 생산과 소비·투자 3대 지표가 일제히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은 2월 이후 8개월 만이다.


건설사가 실제 시공한 실적을 의미하는 건설기성은 전월 대비 토목이 0.7% 줄었지만 아파트 등 건축 공사 실적이 2.6% 늘면서 1.7% 증가했다. 건설 수주는 전년 동기 대비 33.3% 크게 늘었다. 직전 9월 34.8% 증가한 데 이어 2개월 연속 30%대 증가다. 이달 인천 용현·학익 지역 도시개발 사업이 건설 수주 증가에 영향을 줬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인천 도시개발사업은 주택 2조6,000억원, 토목 2,000억원 등 총 2조8,000억원 규모로 추진되고 있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1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향후 경기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2포인트 상승했다. 9월에 이어 2개월 연속이다. 선행지수가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경기가 바닥을 찍고 회복세로 돌아섰는지에 대해서는 유보적이다.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선행지수가 2개월 연속 상승했다는 점에서 향후 경기 전망에 긍정적 사인이 좀 더 강해졌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동행지수는 10월에도 하락했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 경기가 바닥을 쳤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10월 지표가 부진하면서 정부가 말하는 올 성장률 2% 달성은 사실상 힘들게 됐다”면서 “특히 설비투자와 소비 부진이 계속된다는 점에서 당장 경기 개선 흐름은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세종=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