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추미애 지명에도 수사 고삐 죈다…靑핵심인사 줄소환 예고

靑압수수색서 상당수준 증거 확보
윤건영·천경득 금명간 소환 방침
"조국 가장 먼저 부를 것" 관측도
임종석 前 실장 조사 여부도 주목

차기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연합뉴스

검찰은 청와대의 추미애 법무부 장관 내정과 별개로 이른바 ‘친문 농단’을 둘러싼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방침이다. 전날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을 전격 단행한 검찰은 이번주 내로 당시 청와대 핵심 인사를 줄줄이 소환해 전방위 수사를 펼치겠다는 계획이다.

5일 서울동부지검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의 감찰 무마 의혹과 관련해 나머지 사건 관계자에 대한 조사도 성역 없이 신속히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청와대에 근무했던 검찰 수사관의 사망사건으로 검찰 내부에 동요가 적지 않지만 유 전 부시장을 둘러싼 의혹이 커지고 있는 만큼 수사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미 검찰은 당시 사건과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민정비서관을 비롯해 박형철 청와대 민정수석실 반부패비서관, 이인걸 전 청와대 특감반장,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 김용범 전 금융위 부위원장을 소환해 조사를 마쳤다. 지난 4일에는 현 정부 들어 두 번째로 청와대 압수수색까지 실시한 만큼 관련 의혹에 대한 혐의 입증도 자신하는 분위기다.

검찰은 청와대 압수수색을 통해 유 전 부시장의 감찰 무마 의혹과 관련해 상당 수준의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에 소화된 검찰 출신 박 비서관과 이 전 특감반장의 진술까지 더해지면서 당시 청와대에 근무했던 핵심 인물에 대한 소환이 뒤따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이 대내외적인 부담을 안고 청와대 압수수색까지 나선 것은 추가 증거가 필요했던 것이 아니라 기존에 확보한 증거를 확인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이번 사건을 놓고 각종 논란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조기에 수사를 마무리하고 국민적 의혹을 일거에 해소하겠다는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조직적으로 유 전 부시장의 감찰 무마에 개입한 것으로 보고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윤건영 국정상황실장과 천경득 총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금명간 소환할 방침이다. 특히 천 행정관은 당시 이 특감반장에게 감찰 중단을 직접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이번 사건의 의혹을 쥔 핵심 인물로 꼽힌다.

검찰 안팎에서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최우선으로 소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실을 총괄하는 자리에 있었던 만큼 이번 사건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검찰 수사가 조 전 장관으로까지 확대되면 구속 수감 중인 아내 정경심 교수의 재판과 별개로 조 전 장관에 대한 수사도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김경수 경남지사와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의 소환도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은 앞서 확보한 청와대 인사의 진술에서 김 지사와 이 비서관이 텔레그램 단체채팅방에 참여했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악의 경우 친문 그룹을 겨냥한 전방위 검찰 수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검찰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보고체계상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한 소환 조사도 배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총선 출마가 유력시됐던 임 전 실장이 돌연 정계 은퇴를 선언한 배경을 놓고 유 전 부시장과 관련한 의혹이 무관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임 전 실장으로까지 검찰 수사까지 확대할 경우 청와대를 비롯해 정치권 전반으로 논란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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