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명을 죽거나 다치게 한 광주 모텔 방화범이 상황과 맞지 않는 말을 늘어놓는 등 정신이상 증세를 보이고 있어 경찰이 정신감정을 의뢰하기로 했다.

23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현주건조물 방화치사상 혐의로 긴급체포된 김모(39) 씨가 모텔 방을 불태운 이유에 대해 정확하게 진술하지 못하고 있다. 김씨는 전날 오전 5시 45분께 광주 북구 두암동 한 모텔 3층 객실에 불을 질렀다.


김씨는 피의자 조사 과정에서 “저 여자 좀 눈앞에서 치워달라”, “누군가 나를 위협한다” 등 비이성적 진술을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범행 과정에 대해서는 “제가 불을 지른 것이 맞다”며 “라이터로 베개를 태우고 화장지로 불길을 키웠다”고 일관되게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전문의에게 김씨 정신 감정을 의뢰하고, 범죄심리분석관( 프로파일러)을 조사에 투입하기로 했다. 구속영장은 이날 오전 신청할 방침이다.

일용직 노동일을 해온 김씨는 오피스텔에 거주했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모텔에 투숙했다. 김씨가 낸 불로 모텔 투숙객 2명이 숨지고, 31명이 중경상을 당했다. 부상자 일부는 생명이 위중한 상태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