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잠시 서로 섭섭할 수는 있지만 양국의 관계는 결코 멀어질 수 없는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이후 냉각된 한중 관계를 근본적으로 해소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한중일 현안과 북핵 문제를 논의하는 ‘크리스마스 외교전’에 돌입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한중관계와 한반도 정세에 많은 성과와 변화들이 있었다”며 “한중 간 교류가 활기를 되찾아 양국 교역이 2,000억 불을 넘어섰고 800만 명이 넘는 국민들이 이웃처럼 양국을 오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의 꿈이 한국에 기회가 되듯이 한국의 꿈 역시 중국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중국이 그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준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북미 대화가 중단되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최근 상황은 우리 양국은 물론 북한에게도 결코 이롭지 않다”고 밝혔다. 한반도 정세에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북한의 ‘혈맹’인 중국의 역할론을 당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모처럼 얻은 기회가 결실로 이어지도록 더욱 긴밀히 협력해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맹자는 천시는 지리만 못하고, 지리는 인화만 못하다고 했다”며 “한중은 공동 번영할 수 있는 천시와 지리를 갖췄으니 인화만 더해진다면 함께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내년 가까운 시일 내에 주석님을 서울에서 다시 뵙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과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은 지난 6월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뤄진 지 6개월 만이며 이번이 여섯번 째 회담이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의 회담에서 한한령 해제와 함께 북한을 다시 협상 테이블로 복귀시키기 위한 방안도 강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 주석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에서 “모든 당사자가 타협하고 대화 모멘텀을 유지해야 한다”는 언급을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중국 관영 신화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 및 오찬을 마친 뒤 한중일 정상회의 장소인 중국 쓰촨성 청두로 이동해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양자회담을 하고 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베이징=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