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기준일에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매도에 나서며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총 1조원어치를 팔아 치웠다. 대주주 양도세 과세를 피하기 위한 매물이 대거 시장에 풀린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배당 수입을 노린 기관의 강한 매도세로 전체 장은 상승 마감했다.
26일 개인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4,673억원을, 코스닥 시장에서 5,442억원을 순매도했다. 양도세를 피하려는 ‘큰손’ 개인투자자들이 매도가 몰린 것이 매도세의 배경으로 분석된다. 관련법 개정에 따라 이날 기준으로 코스피 상장사 한 곳의 지분 1% 또는 10억원어치 이상을 보유하거나, 코스닥 상장사 지분 2%(금액 기준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경우 대주주로 인정돼 내년 4월 이후 매도 시 양도세를 추가로 내야 한다. 유가증권 시장보다 개인투자자의 영향이 큰 코스닥에서 강한 매도세가 나타난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개인이 순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가 1,111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에이치엘비(568억원)·SK하이닉스(559억원)·셀트리온(512억원)·삼성전기(455억원)·젬벡스(371억원) 등의 순이었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서 낸 보고서에서 “연말이면 양도소득세 회피 목적의 개인투자자들의 순매도세가 나타나게 마련”이라며 “코스피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인의 영향을 많이 받는 코스닥 대형주와 중형주 중심으로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체 시장의 배당성향이 높아지며 투자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배당 수입을 위해서는 이날까지 배당 대상 주식을 들고 있어야 하지만 이 같은 매수요인도 개인투자자들의 매도세를 막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중간·분기 배당이 늘며 연말 배당의 매력이 감소한 점이 이날 개인 순매도 폭을 키웠다는 평가도 나온다. 공원배 KB증권 연구원은 “2017년 이후 삼성전자 중심의 분기 배당이 확대로 연말 배당의 집적 효과가 상쇄되고 있다”며 “올해도 배당락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코스피의 올해 현금배당락 지수가 배당락 전날(26일) 종가인 2,197.93보다 46.0포인트(2.09%) 낮은 2,151.93으로 추산됐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올해 12월 결산법인의 배당락일인 27일 코스피가 46.0포인트 하락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지수가 보합임을 의미한다.
다만 이날 개인투자자가 내놓은 매물을 대주주 양도세 과세와 무관한 기관이 대거 사들이며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7.85포인트(0.36%) 상승한 2197.93에, 코스닥지수는 13.16포인트(2.06%) 오른 652.07에 장을 마쳤다. 기관은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 4,484억원을, 코스닥 시장에서 3,169억원을 순매수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