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제조업 2020년 경제 전망./제공=부산상공회의소
부산지역 제조업 10개사 중 7개사가 내년 지역경제를 포함한 우리경제 전반에 대해 올해와 비슷한 경기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부산상공회의소는 30일 2020년 경제와 기업경영에 대한 부산 주요 제조업의 의견을 물은 ‘부산제조업 2020년 경영환경 의견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역 주요 제조업 180개사를 대상으로 했으며 주요 내용은 경제전망, 사업계획, 신규채용, 대내외 위협 요인 등이다.
부산지역 기업이 바라본 2020년 우리나라 경제 전망./제공=부산상공회의소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년 경제전망에 대해 지역 제조업들은 대체로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았다. 조사업체의 65.6%는 내년 경제가 올해와 비슷할 것으로 응답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연말 지역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한 같은 조사에서 응답 기업인 78%가 더 악화 될 것으로 예상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는 지역 제조업 대다수가 지역 경제를 포함해 우리 경제가 어느 정도 경기 저점을 찍고 있다고 봤기 때문으로 부산상의는 분석했다. 다만 호전을 예상한 응답비율 9.4% 보다는 악화를 응답한 업체가 25%로 훨씬 높아 경기 악화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히 상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회복이 불투명하고 대내외 변동성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2020년 사업계획은 대다수가 보수적으로 수립한 것으로 나타나 내년에도 기업의 투자 증대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조사업체의 74.4%가 2020년 신규 사업계획을 안정적 경영을 위해 보수적으로 수립했다고 응답했다. 공격적으로 사업계획을 수립했다고 응답한 기업은 25.6%였다. 보수적 사업계획을 수립한 기업들의 주된 원인은 응답업체의 73.1%가 지적한 경기 불확실성의 증대였다.
부산지역 기업 2020년 신규인력채용계획./제공=부산상공회의소
일자리 증가에 대한 기대도 불투명하긴 마찬가지다. 내년 신규채용 규모에 대해 조사업체의 60.6%가 현재의 고용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결원만 보충하겠다고 응답했다. 반면 신규채용을 늘리겠다는 기업은 6.7%에 불과했고 오히려 채용규모를 줄이겠다는 곳은 32.8%나 됐다.
내년 지역 제조업체의 경영을 위협하는 가장 큰 대내외 리스크는 장기화하고 있는 내수침체와 환율과 금리 변동성으로 확인됐다. 조사업체의 51.5%가 내수침체 장기화를 대내 리스크로 꼽아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 외 최저임금과 주 52시간 등 고용환경 변화(22.7%), 투자심리 위축(11.4%), 정부규제(9.6%), 총선 등 정치이슈(4.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대외리스크는 환율·금리 변동성 심화(61.7%)가 가장 많았고 보호무역주의(15.8%), 한일갈등(13.3%), 중국 성장 둔화(7.1%), 브렉시트(2.0%) 등의 순이었다.
내년 지역 제조업들이 가장 바라는 기업지원책은 고용·노동정책의 탄력 적용으로 조사됐다. 조사업체의 52.2%가 이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요구해 기업의 바람이 가장 높았다. 이는 내년부터 300인 미만 중소기업에도 확대 적용되는 주52시간 근무에 대한 기업의 부담이 반영된 결과로 부산상의는 봤다. 다음으로는 규제개혁(23.3%), 수출·투자 모멘텀 회복(20.6%) 순이었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내년은 우리경제의 가장 큰 걱정거리였던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경제마찰 등이 해결의 과정에 있는 만큼 환율변수 등에도 불구하고 대외여건은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내수경기는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돼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 확대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업의 투자유인을 위해서는 정부가 친기업 정책기조를 바탕으로 고용 및 산업혁신 관련 규제를 실질적으로 개선해 기업이 경영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고민을 적극적으로 덜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