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전미경제학회(AEA) 연차총회는 전통적인 재정·통화정책과 저성장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다루는 세션 외에 성소수자(LGBT)부터 중국·가상화폐까지 논의의 영역을 크게 넓혔다. 경제학의 딱딱한 이미지를 깨고 실제 생활의 다양한 이슈를 다룬 셈이다. 여성 회장인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영향으로 보인다.
우선 올해는 ‘핑크 보고서: LGBT 경제학’ 세션이 열렸다. 밴더빌트대의 다리오 샘슨은 지난 1996년부터 2018년까지의 자료를 분석해 “담뱃세가 동성애자 가정의 남녀흡연율을 크게 줄였고 이는 이성애자 가정에서보다 효과가 크다”며 “담뱃세와 성소수자 성인 흡연과의 관계에 대한 최초의 준실험적 증거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해당 세션에서는 동성애자에 대한 직장 내 차별 같은 발표도 이어졌다.
기존 금융 시스템에 부담을 주는 그림자금융과 함께 가상화폐에 대한 세션도 줄을 이었다. 과세와 함께 향후 지위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길이 좁아지고 있는 이민자들의 인력활용 세션과 인공지능(AI) 시대의 노동력 활용 방안에 대한 논의도 눈에 띄었다. 중국 경제에 대한 관심은 과거보다 적어졌지만 미중 무역전쟁을 감안한 무역 관련 세션이 적지 않게 열렸다. 미국의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 선언에도 적정한 탄소세를 논의하는 자리와 저금리 상황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규제와 향후 건전성 전망을 다루는 세션도 개최됐다. 미국을 비롯해 주요국 경제의 문제인 불평등을 다루는 회의도 많았다. /샌디에이고=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