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 환자' 홍콩 거리 활보…中은 '축소 조작' 논란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원인불명의 폐렴이 확산하는 가운데 홍콩에서 격리치료를 거부하고 길거리를 활보한 환자가 발생해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한 중국 본토 여성이 발열 등의 증상을 호소하며 홍콩 완차이 지역의 한 병원을 방문했다. 3일 우한을 방문했던 이 여성은 흉부 엑스레이 검사 결과 왼쪽 폐에 음영(陰影)이 있는 것이 발견돼 의료진의 권고로 입원했다. 하지만 이 여성은 이날 저녁 “호텔에 어린 딸을 두고 왔다”며 퇴원을 요청했고 병원 측은 보건당국에 문의한 후 이 여성을 퇴원시켰다. 이후 당국은 이 여성이 투숙했다고 주장한 호텔에 연락했지만 호텔 측은 해당 여성이 투숙하거나 예약한 기록이 없다고 밝혔다.

같은 날 오전에도 홍콩중문대에 다니는 중국 출신 여학생이 우한에 다녀온 후 발열 등의 증상이 생겼다며 사틴 지역의 한 병원에서 진찰을 받았다. 하지만 격리치료를 해야 한다는 의료진의 얘기에 이 여학생은 병원을 다시 나왔고 이날 저녁 다른 병원에 입원하기까지 10시간 동안 몽콕 등 홍콩 번화가를 돌아다녔다. 홍콩 당국의 방역체계에 구멍이 생기면서 폐렴이 전파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최근 14일 이내 우한을 다녀왔다가 발열·호흡기감염·폐렴 등 의심 증세를 보이는 환자가 전날에도 6명이나 추가 발생해 우한 폐렴과 관련된 홍콩 내 의심환자 수는 총 21명으로 늘었다.

중국 당국은 최대 명절인 춘제를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 현재 우한에서 발생한 원인불명의 폐렴 환자는 59명이며 이 가운데 7명이 중태다. 다만 폐렴 환자가 홍콩에서 20여명 발생하는 등 폐렴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있지만 정작 우한에서는 확진환자가 많지 않아 환자 축소조작 논란과 의문이 커지고 있다. 우한시 질병예방관리센터 관계자는 “(다수 발병자와 관계된) 화난수산시장의 상황을 파악한 뒤 검색범위를 확대하고 있다”며 “밀접 접촉자 163명을 추적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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