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탱크 제언]혁신역량 키워 산업경쟁력 높여야

장지상 산업연구원장
12대 주력산업 회복강도 약해
소재 부품 장비 투자 늘리고
신기술 사업화 규제개혁 필요

장지상 산업연구원장

올해 한국 경제는 지난해보다 개선된 흐름을 보이겠지만 탄탄한 회복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미중 무역분쟁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이 아니고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와 중동 정세 불안까지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우리를 둘러싸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가 중장기적으로 활력을 유지하려면 혁신역량 강화를 기반으로 한 산업 경쟁력 제고에 더욱 집중할 필요가 있다.

올해 수출은 지난해 -10.3% 두 자릿수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와 세계 경제의 둔화세 진정,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일부 개선 등에도 불구하고 대외여건의 불확실성 등으로 2%대의 소폭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단가 안정화 및 수요 확대에 힘입어 반도체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되고 수주 회복기 물량의 인도 증가로 조선 수출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수출 확대를 견인하겠지만, 자동차를 비롯해 철강과 석유화학·섬유 등 소재산업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인 탓이다. 올해 12대 주력산업 생산 역시 수출 및 내수의 회복 기조가 약해 대부분 산업에서 회복 강도가 미흡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조선·2차전지의 생산을 비롯해 글로벌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일반기계 정도가 생산 증대를 기대하는 품목이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에 따른 증가세로 돌아서고, 건설투자는 역시 정부의 확장적 예산 기조하에서 감소세가 다소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경기 활성화와 산업의 활력 제고를 위한 정책 수립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국내 산업의 역동성을 높이고 일자리 창출과 가계소득 확충으로 연결되도록 해야 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생산 효율성 향상과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제조 인프라 및 혁신투자 확대가 요구된다. 나아가 주력산업의 구조를 고도화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유망 신산업에 대한 투자 촉진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기업 투자를 견인할 수 있도록 전 방위적인 투자환경 개선에 노력을 경주할 필요성 역시 크다.

혁신역량 강화를 기반으로 한 산업 경쟁력 제고에 더욱 집중할 필요가 있다. 제조업의 경우 일본의 수출규제가 불러온 소재·부품·장비의 경쟁력 강화 노력이 기회가 될 수 있다. 소재·부품·장비는 최종 제품의 완성도와 부가가치 수준을 좌우하는 핵심 중간재다. 한국 제조업을 되살리기 위해서라도 경쟁력 강화가 필수적이다. 투자 규모를 대폭 늘리는 일이 첫 번째 임무다. 이런 측면에서 정부가 지난해 소재·부품·장비 분야에 대한 지원 규모를 2조원으로 늘리고 소재·부품·장비 특별법이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해 투자 확대의 근거가 마련됐다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기조가 유지돼야 한다. 과소 투자 문제에 상시 노출돼 있는 첨단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 혁신 투자자로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지능형 반도체, 차세대 디스플레이 등 신산업 역시 기존 주력산업과의 선순환으로 성장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신기술과 제품의 시범사업을 늘리고 사업화를 지원하며 규제혁신을 추진해야 한다. 생산방식과 비즈니스모델의 변화가 가져올 새로운 사회로의 이행을 촉진하기 위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 방안을 정립하고 이해관계자의 참여와 협력을 촉진하는 방안도 요구된다.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과 해외진출 지원을 통해 신산업 기업을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시키기 위한 노력도 시급하다.

국내외 여건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우리 경제는 다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정부와 기업·국민이 함께 힘을 모아 이 시기를 극복하고 진일보한다면 새해는 우리 경제와 산업이 한 단계 더 발전하는 뜻깊은 한 해가 될 것이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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