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삼문동 이사' 홍준표 "예비후보 등록하고 본격 선거 활동…'풍패지향' 만들 것"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연합뉴스

당내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번 총선에서 ‘고향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내 고향을 풍패지향(?沛之鄕)으로 만들겠다”고 총선 승리의 의지를 내비쳤다.

‘풍패지향’은 한나라 고조 유방이 태어난 패주 풍읍을 빗대 왕의 고향을 이르는 말이다. 고려 현종이 아버지의 고향이자 자신이 어린 시절을 보낸 사천을 풍패지향으로 불렀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 때문에 홍 전 대표가 풍패지향을 거론한 것은 향후 대선에도 도전할 뜻이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도 읽힌다.

홍 전 대표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밀양시 삼문동으로 12번째 이사를 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홍 전 대표는 “밀양 삼문동은 남천 강으로 둘러싼 여의도 축소판 같다. 아름답고 좋은 동네”라고 덧붙였다.

이어 홍 전 대표는 “예비후보 등록도 하고 밀양 유지분들과 선거준비 사무실에서 첫 상견례도 가졌다”면서 “창녕,함안,의령등지로 본격적인 선거 활동을 시작한다. 내고향을 풍패지향(豊沛之鄕)으로 만드는 첫 출발”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총선에서 홍 전 대표와 함께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에서 출사표를 던진 조해진 전 새누리당 의원은 홍 전 대표를 향해 “차라리 고향 말고는 당 간판으로 당선될 데가 없을 정도로 경쟁력이 고갈됐다, 옛날의 홍준표가 아니라고 솔직하게 말하라”고 날선 비판을 내놨다.

조해진 전 새누리당 의원/연합뉴스

조 전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선거는 자유우파, 애국보수가 똘똘 뭉쳐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야 하는 선거”라고 전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조 전 의원은 “민심을 얻기 위해서는 당 지도자들이 솔선수범해 선공후사와 애국헌신의 보수가치를 국민에게 보여야 한다”면서 “홍 전 대표의 고향 출마는 그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조 전 의원은 “홍 전 대표는 지역의 표를 모으는 축이 되기 위해 고향에 나온다고 했다. 홍 전 대표가 아니라도 부산·울산·경남은 이미 문재인 정권 심판의 불이 붙어 민심이 하나로 결집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홍 전 대표가 나오면서 오히려 당이 분열되고 전선이 흐트러지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조 전 의원은 아울러 “PK 수비대장을 자처한 홍 전 대표는 지난 지방선거의 악몽을 돌아보기 바란다”며 “막말과 기행으로 표를 떨어뜨리는 당 대표의 지원연설을 피해 후보들이 도망다니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코미디같은 장면, 그 굴욕적인 기억을 벌써 잊었나”라고도 했다.

또 조 전 의원은 “밀양·의령·함안·창녕은 열정이 식은 말년 정치인이 노후를 보내는 정치요양소가 아니다”라면서 “나라를 위한 헌신과 소명이 사라졌다면, 이름 석자 걸고 명분있게 싸울 열정과 에너지가 더이상 남아있지 않다면, 그가 할 일은 편히 정치할 곳을 찾는 것이 아니라 정치역정을 마무리할 때가 되지 않았는지 돌아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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