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조정에도 상승추세 지속 예상...신흥증시 비중 확대 기회로 삼길

[글로벌 포트폴리오 가이드]
조정구간 진입한 신흥시장 투자전략
이창민 KB증권 WM스타자문단 연구위원
증시 가격 부담 커진 상황서 신종 코로나 덮치며 하락
통화 완화 속 2~3개월내 위기 극복땐 투자매력 커질것
중국 공급망 붕괴·미중 무역합의 불이행 등은 리스크



1월 신흥증시(MSCI 지수 기준)는 4.7% 하락하면서 지난해 11월 이후 첫 조정 구간에 진입했다. 지난해 12월 7%대 급등으로 가격 부담이 커지고 있던 상황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공포가 덮치자 하락이 불가피했다. 전염병 발원지인 중국 증시는 직격탄을 맞았다. 증시 안정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연휴 이후 첫 거래일이었던 2월 3일 하루간 7~8%대 급락하고 말았다. 신흥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증시 전반적으로 단기 과열권에 진입한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열기를 한 번 쯤 식히고 가는 것은 오히려 바람직할 수도 있다. 여전히 확산 중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 최근 실시되고 있는 미국 민주당 경선 등과 같은 이벤트가 증시의 변동성을 높이겠지만, 이 기회를 비중 확대의 시기로 적극 활용하길 권고한다.

현재로선 신흥증시의 리스크는 네 가지 정도로 판단된다.

첫번째는 중국발 공급망 붕괴 가능성이다. 전염병이라는 돌발 변수의 출현으로 인해 중국 1·4분기 GDP가 부진할 가능성이 커지고, 이 때문에 개선되고 있었던 주요 신흥국의 교역량이 재차 둔화될 수도 있다. 모두가 느끼듯이 이번 전염병의 초기 확산 속도는 매섭다. 다만, 사스 등 과거 전염병처럼 2~3개월 내 안정화되는 모습이 나타난다면 중국발 공급망 쇼크 우려도 완화될 것으로 본다. 생산 부진에 따른 재고 소진은 향후 이연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전염병 확산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는 향후 재정확대와 통화완화 가능성을 더욱 높일 것이다.


둘째, 중국이 미국과의 1차 무역합의를 이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가 생기고 있다. 먼저 2차 무역협상에 대해 명확히 합의된 시점 및 의제는 없다. ‘숫자’로 대화할 수 있었던 1차 협상에 비해 2차 협상은 보조금 지급 철폐 등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에 세부적인 내용에 대한 조율이 까다로울 것으로 보는 게 맞다. 다만, 11월 대선을 준비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1차 합의를 ‘승리’로 표현하기 위한 합의 이행이 필요한 시점이고, 시진핑 주석 역시 엎친 데 덮친 ‘전염병’ 리스크를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교역 잡음은 최대한 피해야 할 것이다. 결론은 잔인한 보복이 나타날 가능성은 아주 낮을 것이라고 본다.

셋째, 신흥국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2020년에도 지속될지 여부와 자본유출 리스크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중요한 점은 지금까지 연준의 통화정책은 신흥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에도 자본 유출을 방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비록 국가별 차이는 다소 발생하겠지만, 신흥국 중앙은행은 ‘물 들어올 때 노 젓듯’ 경기 회복을 위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고수할 것이다. 더불어 1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가 완화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신흥국발 자본유출 리스크는 낮을 거라고 본다.

마지막 네 번째는 신흥통화 및 인플레이션이다. 중국발 전염병 창궐에 따른 위안화 약세 등으로 3개월 이상 지속된 신흥통화의 강세가 약세로 전환했다. 실제로 베트남, 인디아, 터키 등 일부 국가에서 물가 압력이 발생하고 있다. 다만 전반적인 물가 압력이라기보다는 식료품에 국한된 느낌이 강하며, 최근 유가 하락은 신흥국 인플레이션 하향 요인이다. 하반기로 접어들수록 완화될 것이라는 점에서 인플레이션 우려는 크지 않으며 이에 따른 최근의 달러 강세도 제한될 것이다.

다만 인플레이션이라고 무작정 나쁜 것은 아니다. 중국 경제가 각종 부양 정책을 통해 바이러스 위기를 극복하고 시장이 예상하는 6% 내외 성장을 보여준다면 지난 2년간 신흥국의 디스인플레이션은 점차 해소될 것이다. 이때 경기 회복에 기인한 인플레이션은 신흥증시의 투자 선호도를 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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