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직격탄 맞은 제주...관광객 50% 가까이 급락

편도 3,000원짜리 항공권도 등장...유류할증료 더해도 1만2,500원
유명 관광지 외국인 발길 뚝 끊겨... 호텔·렌터카 예약 취소도 빗발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무사증(무비자) 입국제도 시행이 중단됐다.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출발장이 텅 비어있다. /연합뉴스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주말 저녁이면 대기하는 줄이 저 멀리까지 있었던 식당인데요, 하긴 비행기도 3,000원이라면서요.”

제주 무사증(무비자) 입국제도가 일시 중단된 후 첫 주말인 지난 9일 제주 서귀포시의 한 식당 종업원은 ‘우한 비수기’라며 이같이 밝혔다. 2002년부터 시행해온 무사증 입국제도가 4일부터 일시중단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며 제주 관광이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다. 호텔, 렌터카 등의 예약 취소율이 80%에 육박하는데다, 3,000원짜리 항공권도 등장했다. 유류할증료와 공항시설 이용료 등을 포함해도 1만3,000원이 되지 않는다.


유명 관광지인 성산 일출봉도 한산하긴 마찬가지였다. 외국인들의 발길은 끊겼고, 내국인들도 마스크를 쓴 채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서울에서 주말을 맞아 가족들과 제주를 방문했다는 A씨는 “솔직히 이 정도로 사람이 없을 줄은 몰랐다”며 “한산하니 여유롭고 좋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다들 (신종 코로나를) 조심하는데, 여행을 취소하는 게 맞았나’란 생각도 든다”고 밝혔다.

현재 제주 지역 내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는 없다. 12번 환자의 접촉자가 지난 1일 업무차 제주에 왔다가 5일부터 자가격리됐지만,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7일 0시부터 격리가 해제됐다. 앞서 지난달 21일 무사증으로 제주에 입국해 25일까지 4박 5일간 제주에 체류한 중국인 관광객이 귀국 직후인 지난달 30일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당시 투숙했던 호텔 직원 등 접촉자 11명도 8일 0시에 격리가 해제됐다.

하지만 사람들의 불안감을 막지는 못했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 주말 제주를 찾은 내국인은 7일 1만9,213명, 8일 2만488명, 9일 1만8,959명 등 5만8,660명에 그쳤다. 지난해 2월 둘째주 총 10만1,832명이 제주를 방문한 것과 비교했을 때 42%나 줄어들었다. 외국인 관광객 수 역시 무사증 입국제도 중단으로 70%가량 하락했다. 제주·중국 직항 노선도 주 149편에서 28편으로 줄어들 예정이다.

제주도는 신종 코로나 사태가 오는 6월까지 지속할 경우 최대 350만명에 달하는 관광객이 감소할 것이라 예측했다. 관광객 감소에 따른 피해 금액 역시 1조5,000억원에 달할 것이라 봤다. 제주도는 이번 주 중 ‘범도민 위기극복 협의체’를 구성해 분야별 피해 대책을 마련한다. 지방세 징수를 유예해 주고 중소기업육성자금 7,000억원과 특별경영안정자금 2,00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제주=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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