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지같다" 발언해 뭇매맞은 상인에…文 "안타깝다"

"소탈한 표현...전혀 악의 없어"
靑 '지지층 자제 요청' 해석엔 선그어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신학기 교육현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 논의를 위한 시·도교육감 간담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에게 “(경기가) 거지 같다”고 발언한 전통시장 상인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공격 대상이 되자 문 대통령은 “그분이 공격을 받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는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9일 충남 아산 온양온천 전통시장을 방문해 한 반찬가게 상인과 대화를 나누던 중 상인이 최근 경기 상황을 “거지 같다”고 표현하자 문 대통령의 일부 지지자들이 해당 상인의 ‘신상털이’에 나섰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문 대통령은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에게 “대변인이 그분을 대변해달라”고 직접 요청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19일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연 강 대변인은 “‘거지 같다’는 표현 때문에 이 분이 공격을 받는 상황이고 장사가 더 안 된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대통령은 그분이 공격받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하셨다. 당시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는 것이 대통령의 기억”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문 대통령은 해당 표현이 ‘서민적이고 소탈한 표현’이었다며 “장사가 안 되는 것에 대해 요즘 사람들이 쉽게 하는 표현이다. 전혀 악의가 없었다. 오히려 당시 (대화할 때) 분위기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대변인의 입을 빌려 사태 수습에 나선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극성 지지층에 자제를 요청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다만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메시지가 지지층에 대한 입장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선을 그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대통령 말씀은 반찬가게 사장이 곤경에 처한 게 안타깝다는 것이지 지지층에 대한 반응 같은 것은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아닌 누구에게라도 ‘거지 같다’는 말을 하면 바람직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분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오해를 한 것이다. 대통령은 오해를 풀어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악성 비난의 글을 쓰는 분들이 이른바 ‘문빠’는 아니지 않느냐”며 “대통령이 하신 말씀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부연했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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