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경기도 가평군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평화의 궁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만희 총회장이 사죄의 큰절 후 일어나고 있다. /연합뉴스
이만희(사진·90)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 신천지 총회장이 입을 열었다.
이 총회장은 2일 오후 3시 경기 가평군에 위치한 신천지 수련원인 평화의궁전 바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과 관련한 사죄의 뜻과 함께 정부 대처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신천지 측은 평화의 궁전 강의실에서 기자회견을 하려고 준비했으나 1시쯤 장소를 사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내공간에 취재진 등 다중이 밀집할 것을 우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이에 평화의궁전 대문 밖에서 기자회견이 열렸고, 약 1,000여명의 취재진이 운집했다.
노란 넥타이 차림의 정장에 마스크를 쓰고 나온 이 총회장은 “죄송하다”고 말문을 열었고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 신천지 대표로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 드린다”고 사과했다.
이 총회장은 “고의적인 것은 아니지만 많은 감염자가 나왔다. 우리도 최선의 노력을 했지만 다 막지 못했다”고 말하고 “국민 여러분께 사죄를 구한다”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무릎을 꿇고 카메라를 향해 큰 절을 했다.
이어 그는 “신천지로 인한 코로나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 당국에서 최선의 노력을 했다. 이 바쁜 시기에 정부 당국에서 우리 교회를 위해 이만큼 노력해 주신 데 너무나 감사하다”면서 “우리가 해야 하는데 우리가 못해서 정부에서 노력해 준 것에 대해 너무나 고맙다. 정부에도 용서를 구한다”면서 또 한번 바닥에 엎드려 큰 절을 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19 관련해 성명서와 특별편지 형식으로 교회 입장문을 두 번 발표했기에 다 듣고 아신 줄로 안다”면서 “아마도 언론에 이미 보도됐을 것”이라며 특별편지를 들어 보였다. ‘총회장님 특별편지’라는 이 입장문에서 이만희 총회장은 “일부 교회성도님들이 많은 피해를 입어 마음이 아프다. 우리는 하나님과 예수님을 믿고 고난을 이겨나갑시다. 신천지는 정부의 시책에 적극 협력해 전 성도 명단을 제공하고 전수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라고 적었고 “아울러 교육생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모든 것은 정부에서 성도들의 개인정보 유지 및 보안 방안을 마련한다는 전제하에 진행하겠다. 정부시책에 적극 협조해 코로나를 극복하는데 최선을 다합시다”고 밝혔다.
2일 경기도 가평군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평화의 궁전에서 이만희 총회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총회장은 이어 “우리에게 성도들은 자녀와 같다. 이런 병이 도는 것을 어느 누가 보고만 있겠느냐. 누가 고치려고 하지 않겠느냐”면서 “이는 우리 개인의 일이기 전에 너무나 크나큰 재앙이고 그래서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것은 모든 국민이 다 같은 마음일 것으로 안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질 때가 아니다. 나라를 위해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 총회장은 “교회와 모임과 장소를 전부 다 막고 있다. 모든 모임을 피하고 중지하고 폐쇄했다”면서 “(우리 교회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는 분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취재진의 질의응답에서 이 총회장은 ‘코로나가 마귀’라 주장한 것에 대해 “코로나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었다”고 밝혔다. 자가격리 여부와 코로나 검사를 받은 것에 대해서는 “이 검사를 받으라고 연락이 왔고, 왔으니까 받았는데 음성이라고 한다. 나는 음성이 뭔지 잘 모른다”면서 “나는 매년 10월이 되면 독감예방주사를 맞는다. 왜냐하면 독감이 걸리면 사람들과 접촉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빨리 해야지 사람들이 안심해야 해야지’하는 생각에 연락이 와서 했다”고 말했다. 신천지 측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 총회장은 글로리아국제병원에서 지난 29일 검사를 받았고 2일 음성으로 결과를 받았다.
이 총회장은 지난달 17일 이곳 평화의 궁전으로 왔다고 밝혔고 이곳에 머무르면서도 “있기도 하고 어디 갔다 오기도 했다”고 밝혔다.
/가평=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