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만원 닭강정 거짓 주문' 대출사기 일당 7명 검거

"사기 실패하자 협박하려 주문"

대출 사기 일당이 피해자의 집으로 33만원치 닭강정을 주문한 내용이 담긴 영수증./연합뉴스

지난해 연말 누리꾼의 공분을 산 ‘33만원 닭강정 거짓 주문’ 사건을 저지른 주범이 두 달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사건은 대출 사기 일당으로부터 대출을 받으려던 피해자가 도중에 달아나자 이를 앙갚음 하려고 일당 중 한 명이 피해자 집 주소로 닭강정을 허위 주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 성남경찰서는 4일 사기·폭행·감금, 강도 등 혐의로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또 공범 B씨 등 3명을 같은 혐의로 구속해 검찰에 송치하고, 이들의 대출 사기 범행을 방조한 C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해 조사중이다.

A씨 등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재직 증명서 등을 위조하는 방법으로 피해자 7명을 상대로 대출 사기를 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인터넷 광고 등을 통해 자신들에게 연락한 피해자들과 모텔, 찜질방에서 함께 지내며 대출 중개 수수료 등 명목으로 총 3,000만원을 갈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은 이 과정에서 피해자들을 폭행하고 강제로 돈을 빼앗기도 했다.


닭강정 거짓 주문 사건은 대출 사기 피해자 중 한 명이 A씨 일당과 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에 찾아갔다가 문서를 위조해야 한다는 사실에 양심에 가책을 느끼고 달아나자 이를 앙갚음하려고 A씨가 벌인 짓으로 드러났다.

A씨는 지난해 12월 24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한 닭강정 가게에 연락해 33만원어치의 닭강정을 피해자의 집으로 허위 주문했다. 당시 닭강정 가게 업주는 이를 학교 폭력 가해자의 장난 주문으로 알고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다. 이 글이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퍼지면서 많은 누리꾼은 공분했다.

그러나 피해자가 당일 경찰에 대출 사기 관련 신고를 한 사실이 알려지며 닭강정 거짓 주문 사건의 전말은 대출 사기 일당의 횡포로 드러났다.

경찰은 아직 검거하지 못한 일당 중 1명의 행방을 쫓고 있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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