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코로나 사망자 3만명 넘어서...伊서만 1만명

유럽서 전세계 사망자 3분의2 나와
伊 내달 중순까지 이동제한 연장될듯
바티칸 "교황 안걸렸다" 첫 발표
총리 확진 英은 국가신용등급 강등
佛, 中 등서 마스크 10억장 수입


이탈리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중국을 추월해 세계 2위로 올라선 가운데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사망자 수 1만명을 돌파했다. 3만명을 넘어선 전체 코로나19 사망자의 3명 중 1명이 이탈리아에서 나온 셈이다. 스페인·프랑스·영국 등에서도 사망자가 급격히 늘면서 전 세계 사망자의 3분의2가 유럽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29일 오후9시(한국시각) 기준 이탈리아의 누적 확진자 수는 9만2,472명으로 중국(8만1,439명)을 앞질렀다. 12만명을 넘어선 미국에 이어 세계 두번째로 확진자가 많이 나왔다. 누적 사망자 수도 전날 대비 889명 늘어 1만23명을 기록했다.

이탈리아의 누적 사망자 규모가 1만명을 넘어선 것은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북부 롬바르디아주에서 첫 지역감염 사례가 나온 뒤 36일 만이다. 누적 확진자 수 대비 누적 사망자 수를 나타내는 치명률도 10.8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해 세계적으로 가장 높다. 다만 누적 확진자 증가율은 서서히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 정부는 다음달 3일까지인 전국 이동제한령 및 휴교령 기한을 연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일간 코리에레델라세라는 정부가 이동제한령을 오는 4월18일까지 2주 연장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28일 47억유로(약 6조3,000억원) 규모의 새 부양 패키지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한편 교황청은 프란치스코(83) 교황과 같은 건물에 사는 한 성직자가 양성 판정을 받은 후 진단검사를 벌인 결과 교황은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았다고 28일 처음으로 공식 발표했다.


유럽에서 이탈리아 다음으로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스페인은 향후 주간 필수업무 외에 모든 경제활동을 중단하는 특단의 조치를 내리기로 했다. 28일 AFP통신에 따르면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이날 TV연설에서 다음주부터 2주간 필수적이지 않은 사업장의 출퇴근을 모두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스페인은 당초 지난 14일부터 15일 동안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지 않자 이를 4월12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스페인 확진자 수는 7만8,797명으로 세계 4위이며 사망자는 이미 중국을 추월해 전 세계에서 이탈리아 다음으로 많은 6,528명이다.

프랑스 역시 코로나19 사망자가 2,000명을 넘어서는 등 확산 속도가 둔화하지 않자 전국 이동제한 조치를 4월15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는 28일 기자회견에서 “최근 2주에 비해 4월 첫 2주가 더 어려운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리비에 베랑 보건장관은 10억장의 마스크를 주문했으며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네덜란드는 중국에서 수입한 마스크가 품질기준에 미달해 리콜 조치했다고 AFP통신이 28일 보도했다. 해당 마스크는 FFP2 제품으로 130만개가 리콜 대상이지만 60만개는 이미 병원에 유통됐다고 현지 NOS방송은 전했다.

주요국 정상 가운데 처음으로 보리스 존슨 총리가 확진 판정을 받은 영국은 코로나19 대응에 따른 공공부채 증가 우려로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로부터 국가신용등급이 ‘AA-’로 강등됐다. 피치는 영국이 유럽연합(EU)과의 미래관계 협상의 불확실성이 여전한데다 공공부채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기존 ‘AA’에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등급전망도 ‘부정적’으로 유지해 추가 강등 가능성을 시사했다.

러시아는 코로나19 확진자의 하루 증가폭이 28일 처음으로 200명대로 뛰어오르자 30일부터 육상국경을 전면 폐쇄하는 정부령을 발표했다. 수도 모스크바의 공항을 이용하는 국제선 항공편을 통한 제한된 통행만 허용하고 다른 외국과의 교통로는 완전히 막겠다는 것이다.

한편 싱가포르에서 매년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 국가 안보 사령탑들이 모인 가운데 개최돼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는 당초 6월5~7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취소됐다. 또 각국이 항구를 닫아 갈 곳을 잃고 파나마 해역에 있던 크루즈선 잔담호에서 탑승객 4명이 사망했다. 7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출발한 잔담호는 21일 칠레 산안토니오에서 여정을 마칠 예정이었으나 당시 40여명의 탑승자가 독감 증상을 보이자 칠레 정부가 입항을 불허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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