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FR 엔지니어들이 경기 성남시 분당에 위치한 랩실에서 SK텔레콤과 공동 개발해 미국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에 수출한 5G 프론트홀 전송장비를 점검하고 있다./사진제공=HFR
#경기 성남시 분당에 위치한 네트워크 장비 업체 ‘에치에프알(230240)(HFR)’의 랩실. 미국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에 공급하는 5G 프론트홀 전송장비가 끊임없이 가동 중 이었다. 앞에 놓인 화면에선 장비가 잘 운용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결과가 표시됐다. 이 회사의 이종민 RD2본부 부본부장은 “버라이즌 미국 현지와 거의 비슷한 환경으로 운용하고 있어 그쪽에서 문제가 생기면 곧바로 공유돼 이 곳에서 오류 수정 작업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전세계 곳곳에서 5세대 이동통신서비스(5G) 상용화가 시작되면서 HFR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장비개발부터 해외진출까지의 과정이 SK텔레콤(017670)과의 협력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HFR은 프론트홀 장비와 초고속인터넷용 전송 장비를 통신사에 공급하는 네트워크 장비 기업이다. 프론트홀은 데이터를 처리하는 중앙 장치와 전파를 송수신하는 분산 장치를 연결하는 전송망을 의미한다. HFR은 이 프론트홀을 지난 2011년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롱텀에볼루션(LTE)서비스를 상용화할 때 SKT에 공급했으며 5년 뒤인 2016년 버라이즌에도 수출했다.
류지영 SSO센터장은 “국내 통신사에 구축했다는 사례(레퍼런스)가 없었다면 해외 진출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SKT에서 버라이즌과의 미팅에 함께 참여하며 뒷받침해줬다”고 밝혔다. 실제로 당시 버라이즌 관계자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분당에 위치한 SKT 기술원에서 공동 미팅과 시험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를 기반으로 HFR은 5G 상용화 땐 버라이즌과 또 다른 미국 통신사 AT&T에 5G 프론트홀을 공급하게 됐다. 이외에 일본 NTT도코모, 말레이시아 등에 진출하며 전체 매출 중 해외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15% 내외까지 높아졌다.
최상채 RR책임비서는 “그동안 연평균 18%씩 성장해왔다”라며 “국내 장비 업체 중 무선·유선 장비 공급에 글로벌 진출까지 고루 포트폴리오를 갖춘 기업이 많지 않다”고 자신했다.
앞으로도 양사는 5G 기술을 들고 해외 진출 범위를 넓혀나갈 계획이다. 이미 5G PON(Passive Optical Network)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기도 했다. 5G PON은 3G·LTE·5G를 통합 수용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HFR은 글로벌 비중을 높이기 위해 중장기적으로는 B2B(기업간 거래)를 위한 ‘사설망(Private Network)’ 시장에도 주목하고 있다. 사설망은 이동통신사의 통신서비스를 이용료를 내고 쓰는 것이 아니라 직접 ‘나만의 주파수’를 배정 받아 망을 구축해 사용하는 것이다. 이 경우 통신사가 아닌 HFR과 같은 장비업체가 직접 네트워크 장비부터 소프트웨어, 보안서비스까지 통합 판매하는 것이 가능하다. 가령 폭스바겐의 경우 지난해 4월부터 노키아와 협업해 시험망을 가동하고 있으며 올해 122개 공장에 5G 사설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류지영 센터장은 “통신사가 아닌 다른 사업자도 주파수를 받아 전용으로 구축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라며 “해외 사설망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트래픽이 한쪽으로 몰리는 것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블록체인 시스템도 만들었다”고 말했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