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텍사스의 석유시추 시설. /AFP연합뉴스
수요 감소에 선물 만기일기 겹치면서 국제유가가 폭락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20일(현지시간) 오후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가 -37.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7일 종가 18.27달러에서 무려 55.9달러나 폭락했다.
국제유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사상 처음으로 돈을 주고 판다는 뜻이 된다. 이날 WTI는 배럴당 10달러가 붕괴돼 한자릿수로 주저앉은 뒤 5달러, 3달러, 2달러, 1달러를 거쳐 순식간에 0달러대까지 진입했다. 미 경제방송 CNBC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셧다운이 이뤄진 상태에서 인도될 예정이기 때문에 큰 타격을 입었다”며 “정유사들의 휘발유 수요는 거의 없고 유가저장 탱크는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5월물 WTI 거래 만료일이 21일로 하루 앞으로 다가온 것이 폭락세의 한 이유다. ANZ의 다니엘 하인스는 “다음달 선물은 계약일이 다가오면서 현물 가격에 근접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21일부터 거래되는 6월물 WTI는 이날 약 10% 하락한 배럴당 22.54달러, 7월물은 5%가량 낮아진 28달러에 거래됐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도 10% 가까이 떨어졌다. 이미 6월물이 거래되고 있는 브렌트유는 8.58%(2.41달러) 떨어진 25.67달러에 거래됐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