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정부가 내놓은 채무 재조정안에 대해 주요 채권단이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요 채권단이 국가부도 위기에 처한 아르헨티나의 재조정안을 거부하면서 협상무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아르헨티나가 국가부도를 선언할 경우 주변국들 역시 파장을 피해가기 힘든 만큼 중남미 국가 줄부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블랙록·아문디·피델리티 등 세계 주요 자산운용사들로 이뤄진 채권자그룹은 성명을 내고 아르헨티나 정부의 채무 재조정안에 대한 거부 의사를 전했다. 이들은 “채권단과 다른 이해당사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유감스럽게도 최근 발표된 (정부) 제안은 채권단이 지지할 수도 없고 지지하지도 않을 제안”이라고 밝혔다. 성명에 동참한 자산운용사들은 지난 2016년 이후 발행된 아르헨티나 채권의 25%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662억달러(약 80조8,000억원) 상당의 외채 재조정을 추진 중인 아르헨티나 정부는 16일 3년 상환 유예, 이자 62%·원금 5.4% 삭감 내용이 담긴 채무 재조정안을 내놓았다. 아르헨티나 정부가 총 415억달러의 부담을 덜 수 있는 안이었다.

채권단은 “모든 이해 당사자들이 아르헨티나를 지속 가능한 성장과 재정 안정성으로 향하게 할 해법을 찾는 데 계속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혀 추가 협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반영해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만큼 협상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