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기업들이 하반기 연구개발(R&D) 투자와 인력 채용을 본격적으로 줄일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는 지난달 22~25일 연구소를 보유한 대·중견기업 55개와 중소·벤처기업 1,166개 등 1,221개를 대상으로 ‘코로나19에 따른 기업 R&D 활동 실태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왔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58%가 R&D를 축소하고, 51.5%는 연구원 채용을 줄일 것이라고 각각 답했다. 이는 지난 3월 1차 조사와 비교해 R&D 투자 축소는 10.3%포인트, 연구원 채용 축소는 10.2% 각각 높아진 것이다.
대·중견기업의 50.9%는 R&D투자가 계획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3월(34.4%)보다 16.5%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신규인력 채용도 49.1% 줄일 것으로 해 3월(36.2%)보다 12.9%포인트 높아졌다.
중소기업의 상황은 더 좋지 않다. R&D투자를 축소할 것이라는 곳이 58.4%로 3월(48.2%)보다 10.2%포인트 증가했다. 연구인력 채용은 51.5%가 축소할 것이라고 답해 3월(41.6%)보다 10%포인트가량 높아졌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장기 프로젝트를 축소하고 있다. 응답 기업의 34.6%는 미래를 위한 R&D를 축소하고 단기 프로젝트 중심으로 R&D를 재편하고 있고, 14.2%는 프로젝트 중단을 고려한다고 밝혔다. 49.4%는 부족한 R&D자금 확보를 위해 금융기관 대출을 이용한다고 답했고, 정부 R&D사업을 활용한다는 기업도 48.9%에 달했다.
가장 시급한 정부 지원책으로 연구인력에 대한 고용유지 지원(76.5%)이 가장 많았고,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정부 R&D사업의 확대(51.8%)가 뒤를 이었다. 대·중견기업은 R&D 세지지원 확대(61.8%), 연구인력 고용유지 지원(61.8%)을 시급한 지원정책으로 꼽았고, 중소기업은 연구인력 고용유지 지원(77.2%), 정부 R&D사업 확대(52.4%)를 꼽았다.
다만 코로나19로 R&D에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는 응답은 전체의 63.7%로 3월(79.8%)보다 16.1%포인트 줄었고, 긍정적 영향을 받았다는 응답은 6.5%로 3월(2.4%)보다 4.1%포인트 높아졌다.
마창환 산기협 상임부회장은 “최근 기업 R&D에서 정부 지원 의존도가 높아지고 단기 프로젝트 중심으로 추진되는 불황형 R&D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파격적인 R&D 지원책을 건의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