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A 퀀텀에 탑재된 QRNG 칩셋/사진제공=SK텔레콤
삼성전자(005930)와 SK텔레콤(017670)이 함께 개발한 ‘갤럭시A 퀀텀’은 세계 최초 양자보안 5세대(5G) 스마트폰이다. 양자보안의 핵심은 손톱보다 작은 양자난수생성(QRNG·Quantum Random Number Generator) 칩셋이다. 이 칩셋에는 국내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비트리’의 설계 기술이 응집돼 있다. SK텔레콤과 자회사 IDQ, 비트리는 11일 오전 경기 성남 비트리 사옥에서 ‘갤럭시A퀀텀 양자보안(QRNG) 개발 기자간담회’를 열고 4년에 걸친 연구개발 과정을 소개했다. 김희걸 비트리 최고기술경영자(CTO)는 “QRNG 칩셋은 양자의 특성을 기반으로 예측 불가능한 난수를 지속적으로 만들어주는 장치”라고 설명했다. 11일 경기 성남 분당구 비트리 사옥에서 김희걸 비트리 최고기술경영자(부사장)이 양자난수생성(QRNG) 칩셋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SK텔레콤
SKT와 비트리는 2018년 ‘세계 최초 모바일용 칩셋 상용화’라는 미션을 세웠다. 이미 양사는 2016년부터 QRNG 칩셋 공동 개발에 돌입해서 2018년 사물인터넷(IoT)·자율주행용 QRNG 칩셋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상태였다. 하지만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칩셋은 더욱더 작아야 했다. 이후 비트리는 SKT, 삼성전자, IDQ와 지속해서 협력하며 칩셋 설계 및 테스트를 거듭했다. 김 CTO는 “SK텔레콤의 협력 덕분에 최적의 환경에서 양자보안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갤럭시A 퀀텀에 탑재된 QRNG 칩셋의 양자난수 생성 과정/사진제공=SK텔레콤
칩셋 크기를 매번 1mm 단위로 줄이는 과정은 치열했다. QRNG 칩셋에는 발광다이오드(LED) 광원 등 수많은 정밀 부품이 들어가는데, 크기를 줄일 때마다 모든 부품의 설계를 변경하고 새로 만들어야 했다. 김 CTO는 “모바일에 들어갈 만한 칩셋을 만들기 위해 2년 동안 크기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또 완전한 무작위성(Randomness)을 가진 순수 난수를 생성하기 위한 6개월간 약 100만회 테스트도 진행했다.
비트리는 2년여만에 기존 칩셋 사이즈를 대폭 줄인 가로·세로 2.5mm, 높이 0.8mm 크기의 모바일용 QRNG 칩셋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김 CTO는 “칩셋은 삼성전자의 품질기준을 통과한 뒤 올해 4월 양산 절차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갤럭시A 퀀텀의 QRNG 칩셋으로 ‘T아이디’, ‘이니셜’, ‘SK페이’ 등 애플리케이션에 양자보안이 적용된다. 김 CTO는 “칩셋이 물리적으로 해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칩셋 내부에 구동 클럭(속도) 조절 기능, 부품별로 다른 전압을 공급하는 멀티 전원, 전원 감지 및 자동 초기화 기능, 칩셋 내부 데이터 접근 차단 기능 등이 구현됐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IDQ·비트리의 QRNG 칩셋 개발 이력/사진제공=SK텔레콤
SK텔레콤은 비트리와 자회사 IDQ와 함께 양자보안 기술 사업을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엄상윤 IDQ 한국 지사장은 “스마트폰, IoT, 자율주행 기업에 QRNG 칩셋을 공급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고 밝혔다. 차세대 보안 기능이 필요한 자동차, 클라우드 산업 분야에 사용되는 반도체에도 QRNG 칩셋을 탑재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김성태기자 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