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14일(현지시간) 한 직원이 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폐장한 테마파크 디즈니랜드를 청소하고 있다./AFP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팔라지는 가운데 다음달 테마파크를 개장하려던 디즈니랜드가 반대 청원에 밀려 결국 연기를 결정했다.
CNN은 24일(현지시간) 디즈니랜드 재개장을 늦춰달라는 고객들의 청원이 5만건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지난 10일 익명의 한 고객이 온라인 청원 사이트 ‘체인지’에 코로나19 2차 유행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디즈니랜드의 문을 다시 여는 것은 “무책임하고 탐욕스러운 조치”라며 재개장 연기를 요구하는 글을 올린 후 청원 서명자들이 줄을 이었다. 당초 이 청원은 5만명 서명을 목표로 개설됐는데 2주도 안 돼 이를 넘겼다. 청원에 서명한 사람들은 “디즈니가 직원과 손님의 목숨을 담보로 도박을 하고 있다” “테마공원은 비필수사업장”이라는 댓글을 달았다.
디즈니월드 직원들도 재개장 연기를 촉구하는 청원에 나섰다. 재개장 연기를 요구하는 직원들은 온라인 청원 사이트 ‘무브온’을 통해 “코로나바이러스는 사라지지 않았고 상황은 더욱 나빠지고 있다”며 “목숨을 걸고 일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 사람의 목숨은 이윤 내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청원은 현재 8,500여명의 서명을 받은 상태다. 디즈니랜드 노조도 오는 27일 재개장에 반대하는 항의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청원이 늘며 비판여론이 거세지자 결국 월트디즈니는 다음달 중순으로 예정했던 개장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수천 명의 출연자를 복귀시키고 사업을 재개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고려할 때 정부 관계자들의 승인을 받을 때까지 테마파크와 리조트호텔의 재개장을 늦출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캘리포니아주가 다음달 4일 이후에나 테마파크 재개장 가이드라인을 내놓기 때문에 개장일을 늦춘다는 설명이다.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246만여명으로 하루에 3만8,000여명 이상 신규 확진되고 있다. 특히 월트디즈니월드리조트가 있는 플로리다와 디즈니랜드파크가 있는 캘리포니아에서는 각각 5,500여명과 4,900여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확산 규모가 커지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