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 7분기 만에 다시 '내수보다 안좋은 수출' 전망

중견기업조사, 수출 72.1<내수 77.8
수출·내수 모두 처음으로 80 밑돌아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대형 크레인이 선박에 수출 화물을 싣는 모습. 코로나19 사태로 중견기업의 수출 전망이 극도로 악화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수출이 큰 타격을 받으면서 중견기업의 올 3·4분기 수출경기전망지수가 내수경기전망지수보다 더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수 간 역전 현상은 지난 2018년 4분기 이후 7분기 만이다. 미국·인도·남미 등 거대 시장의 코로나19 피해가 잦아들기는커녕 확산일로를 보이면서 국내 기업의 수출 피해가 극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중견기업의 수출·내수 경기전망지수 추이

5일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500개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중견기업의 3·4분기 경기전망은 전 분기 대비 3.5포인트 하락한 75.2로 집계됐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수출과 내수 지수 간 역전이다. 3·4분기 수출경기전망지수는 전달 대비 12.2포인트가 빠진 72.1를 기록했다. 반면 내수경기전망지수는 전달보다 4.3포인트 하락한 77.8로, 수출보다 5.7포인트 높았다. 100을 초과하면 전분기대비 긍정적으로 전망한 기업이 많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수출·내수 모두 처음으로 80을 밑돌아 경기 전망이 극도로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수출 낙폭은 우려스러울 정도. 이 지수 조사가 시작된 지난 2017년 3·4분기 이후 낙폭이 전 분기 대비 10포인트가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견연 관계자는 “해외는 물론 국내도 코로나19가 다시 번지는 상황이라 기업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실적 악화는 자금난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중견기업인들은 코로나19의 영향이 단기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응답자의 33.6%가 최대 1년, 22.7%는 1년 이상 코로나19의 파급 효과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견련 관계자는 “기업 상당수가 신규 투자 연기, 급여 삭감 및 인력 감축, 휴업 등으로 버티고 있지만 40% 정도는 별다른 대응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라며 “강력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훈기자 s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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