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의 해외주식 거래가 급증하면서 증권사들이 ‘해외직구족’ 모시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해외주식 거래 수수료 인하와 환전 수수료를 우대하는 한편 해외 투자정보 제공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구애 작전을 펼치는 모습이다.
22일 삼성증권(016360)은 신규 고객의 온라인 해외주식 수수료(미국 매수 기준)를 0.09%로, 해외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 수수료는 0.045%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해외주식과 ETF·ETN에 0.25%의 수수료를 적용했다. 삼성증권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인하된 수수료는 업계 최저 수준에 해당한다”며 “특히 해외 ETF와 ETN 수수료는 대형사 최저 수수료의 절반에 불과한 파격적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삼성증권은 신규 온라인 고객을 대상으로 국가별 최대 95%의 환율 우대혜택(미국달러 기준, 매매기준율+스프레드 0.05% 적용)을 적용하기로 했으며 해외주식 투자자들을 위해 다양한 정보제공 서비스도 하고 있다.
우선 업계 최초의 ETF 전용 동영상 서비스인 ‘글로벌 ETF 모니터’를 통해 전 세계 시장의 다양한 ETF를 소개하고 시황을 알려주고 있으며 지난달부터는 미국과 중국 시장의 유망 종목을 영상 설명자료로 만들어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실시간 온라인 세미나 ‘삼성증권 Live’를 운영하는 한편 최근에는 드라마 ‘킹덤’에 등장해 사랑을 받은 배우 김성규가 서부의 건맨으로 등장하는 해외주식 투자 캠페인 동영상 ‘내일을 위해 사라’도 제작해 공개하기도 했다.
삼성증권뿐만 아니다. 대신증권(003540)은 크레온 해외계좌 신규 개설 고객을 대상으로 거래수수료를 0.08% 적용하고 환전수수료는 95% 할인해주고 있으며 NH투자증권(005940)도 신규 투자자를 대상으로 올 연말까지 해외주식 수수료를 0.09%로 인하해 적용하기로 했다.
수수료 인하와 함께 다양한 마케팅 방법을 통해 해외직구족 모시기에 나서기도 한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해외주식을 1주 미만이라도 살 수 있는 해외주식 소수점거래 서비스를 도입했으며 한국투자증권은 해외주식 첫 거래 고객을 대상으로 거래금액에 따라 최대 21만원의 현금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투자자들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국내외 주식을 함께 거래할 수 있는 통합앱 ‘하나 원큐’를 출시했고 현대차증권(001500)은 지난달 처음으로 해외주식거래 서비스를 오픈하면서 무한경쟁에 뛰어들었다.
증권사들이 이처럼 해외직구족 모시기에 경쟁적으로 나서는 것은 해외주식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며 여기서 얻는 이익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투자자의 올 상반기 예탁원을 통한 외화증권 결제금액이 지난해 하반기보다 63% 증가한 1,424억4,000만달러(약 171조6,26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반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이며 지난해 연간 결제금액(1,712억2,000만달러)의 83.2%에 달하는 수치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해외주식마진은 국내주식보다 4배나 높다”며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에서 해외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