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기판·투명전극·광활성층·금속전극으로 구성된 유기태양전지는 전자받개와 전자주개 소재가 섞여 있는 광활성층 내부에서 발생한 정공(양전하)과 전자(음전하)가 각각의 전극으로 이동해 이 전위차에 의해 전류가 흐르게 된다.
국내에서 제조법이 간단하고 비용을 기존 제품의 5% 수준으로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유기태양전지 기술이 나왔다.
송창은·신원석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미혜) 박사팀과 임은희 경기대학교(총장 김인규) 교수팀은 유기태양전지이 핵심인 광활성층(빛을 흡수해 전하를 생성하는 층)에 들어가는 신소재를 개발, 상용화가 기대된다고 29일 밝혔다.
차세대 태양전지인 유기태양전지는 전자주개(donor)와 전자받개(acceptor)로 이뤄진 광활성층에 빛을 쬐면 발생하는 정공(양전하)과 전자(음전하)가 각각 양극과 음극으로 이동하며 전류가 흐르게 된다.
연구 초점은 전자받개에 들어가는 신소재 개발이었다. 처음에는 축구공 모양처럼 생긴 풀러렌 소재(PCBM)를 썼으나 전자가 풀러렌을 따라 빠르게 이동했지만 빛 흡수량이 적어 빛이 전기로 바뀌는 광전변환효율이 낮았다. 비풀러렌 구조의 소재(ITIC)도 써봤지만 분자구조가 복잡하고 5단계를 거쳐야 합성이 가능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었다.
화학연 에너지소재연구센터 송창은(왼쪽) 박사와 신원석 박사가 신개념 유기태양전지를 들고 웃고 있다.
하지만 연구팀은 2단계만에 합성할 수 있는 분자구조가 단순한 신소재(T2-ORH)를 개발했다. 신소재 합성비용은 g당 40달러로 기존 비풀러렌 소재 합성법의 20분의 1 수준이다. 전자주개 소재가 흡수하지 못하는 단파장 영역(자외선)도 흡수해 광전변환효율을 높였다. 인체와 환경에 유해한 할로겐 용매 대신 비할로겐 용매에서도 용액공정이 가능하도록 용해도를 향상시켰다. 송창은 박사는 “신소재 분자의 양 끝에 비대칭적인 곁사슬을 붙여 T2-OEHRH를 만들었고 비할로겐 용매에서 용해도를 향상시키며 소재 특성을 유지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임은희 교수는 “학부 유기화학실험 수준의 간단한 합성법을 사용해 2단계 만에 저가로 합성해 고성능 유기태양전지를 구현하는 길이 열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성과는 국내와 미국에 특허 등록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