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군인이 전장 이탈한 것" 의료 파업에 재차 경고

27일 기독교계 지도자와의 간담회
"의료계 집단행동, 국민에게 불안과 고통 주고 있어"
"의료계와 대화 나누면서도 법과 원칙대로 임할 것"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한국 개신교회 지도자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2차 총파업에 돌입한 대한의사협회(의협)을 향해 “지금 이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의료인들이 의료 현장을 떠난다는 것은 전시 상황에서 거꾸로 군인들이 전장을 이탈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며 파업 중단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청와대에서 열린 교회 지도자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우리 의료계가 코로나 때문에 국민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결코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또 그렇게 기대를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의료계의 집단행동이 국민들에게 더 큰 불안과 고통을 주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간담회는 최근 빠르게 재확산되는 코로나19 위기 상황의 엄중함을 설명하고 기독교계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교회의 방역 협조를 요청하는 한편 최근 2차 총파업을 강행한 의료진에게도 책임 있는 자세를 주문했다.

‘코로나 방역’을 ‘전쟁’에 비유한 문 대통령은 “2차 세계대전 이후에 말하자면 가장 큰 위기이고, 또 가장 큰 피해를 주고 있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전시 상황이 되면 휴가를 가거나 외출을 나갔던 군인들도 군대로 돌아와서 총을 잡는다”며 가운을 벗은 의사들을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사상 최대의 화재가 발생했는데 소방관들이 그 화재 앞에서 파업을 하는 것이나 진배없다고 생각한다”며 “의대생들이 지금 의사 국가시험을 거부한다고 하는데, 그렇게 된다면 의대생 개인에게도 아주 막대한 손해가 일어나고 국가적으로도 큰 부담이면서 큰 손실이 되지 않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정부로서는 한편으로는 의료계와 진정성 있는 대화를 나누면서 또 다른 한편으로는 법과 원칙대로 임하지 않을 수 없는, 그렇게 정부가 가지고 있는 선택지가 크게 있지 않다”며 강경 조치를 시사했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