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예식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하객이 QR코드를 스캔하고 있다. 이날 강남구는 구내 예식장에 대한 방역수칙 점검에 나섰다. /연합뉴스
광복절 집회와 종교시설 집단 감염 여파로 고령층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당국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29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현재 위중 혹은 중증 이상으로 분류되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코로나19) 수는 총 64명으로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이 84.4%에 달한다.
현재까지 사망자는 총 321명으로 평균 치명률은 1.65% 수준에 불과하지만 고령 확진자가 늘어질수록 치명률은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방역 당국의 판단이다. 실제로 80세 이상 치명률은 21.1%, 70대 6.7%, 60대 1.5%로 고령층일수록 치명률이 급격하게 높아진다. 특히 사망자 가운데 평소 고혈압, 당뇨병 등과 같은 지병을 앓았던 경우는 312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97.2%에 달했다.
당국은 사망자 증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이번 수도권의 유행은 위험군이 많고 규모도 크다”며 “사망 시점과 확진 시점 자체의 틈이 없거나 또는 역전이 되는 경우도 확인되는 위험한 상황으로, 역학조사 역량이 시험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보통 환자 발생 이후 약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가 지나면 위·중증 환자가 발생하고 한 달 이후엔 사망자 증가로 이어진다. 이를 토대로 현재의 확진자 증가 추세를 보면 당분간 사망자 급증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확인되지 않는 ‘불분명’ 확진자, 이른바 ‘깜깜이 확진자’가 급증한다는 점 역시 당국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16일부터 이날 0시까지 방역당국에 신고된 확진자 4,361명 가운데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인 사례는 848명으로, 19.4%를 차지했다. 이 비율은 지난 22일 기준으로 20.2%까지 치솟기도 했다.
전국적으로 집단감염이 이어지면서 감염 고리를 차단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날 정오 기준으로 서울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40명이 추가되며 1,018명으로 늘었고 광화문 집회 관련 확진자도 13명이 더 늘어 307명으로 집계됐다. 사랑제일교회 및 광화문 집회 관련 집단감염은 전국적으로 추가 전파를 일으키고 있어 관련 확진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권 부본부장은 “수도권 외에도 전국이 위험하다”며 “무증상 또는 경증 환자의 규모도 커져 있어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감염될 수가 있다”며 철저한 생활 방역 동참을 요청했다./우영탁기자 ta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