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커지는 수출기업…컨테이너선 운임 5개월새 61% 급등

코로나 탓 선사들 대규모 결편
북미 운임은 2009년 이후 최고

HMM의 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르하브르’./사진제공=대우조선해양
글로벌 컨테이너선 운임이 급등하면서 화학·철강·자동차·의류 등 우리 주요 품목 수출 기업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수출길이 좁아진 가운데 운임 부담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1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상하이 컨테이너선 운임지수(SCFI)는 1,320.80을 기록했다. 올해 최저치였던 4월(818.16)보다 5개월간 61.43% 올랐다. 노선별로는 미주 노선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4일 기준 미주 동안 운임은 FEU(40피트 길이의 컨테이너 크기)당 4,538달러, 미주 서안은 3,758달러를 기록했다. 북미 동안 운임은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해상 운임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코로나19 위기 이후 해운업계가 신속히 선복 감축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물동량 감소 규모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선사들이 대규모 결편을 통해 공급조절을 시도한 것이다. 운임이 뛰면서 해운사들의 수익성은 크게 개선됐다. HMM(011200)은 지난 2·4분기 영업이익 1,387억원을 기록하며 21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물동량 축소에도 초대형선 투입에 따라 원가경쟁력은 강화됐고 실적 개선의 발판이 됐다.

그러나 수출업체들은 수익성 악화를 호소하고 있다. 수출업체 관계자는 “수출용 컨테이너가 부족해 장기 서비스 계약을 맺은 화주더라도 할증료를 지급하는 경우가 있다”며 “할증금은 선사에 따라 700~1,000달러를 넘는다”고 말했다. 스폿(단기운송) 운임은 더욱 높은 할증금이 부과되고 있다. 북미 서안 전용 스폿운임은 4,000달러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무역협회는 수출기업들의 의견을 수렴해 정부에 건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병욱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운빅데이터연구 센터장은 “선사들이 운임을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는 제도적 안전장치가 있었다면, 화주가 선복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문제는 완화될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동희기자 d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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