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난 8월 27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원합의체 선고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김명수 대법원장이 제6회 대한민국 법원의 날을 맞아 “판결에 대한 근거 없는 공격이 있더라도 부동심으로 재판해 정의가 실현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광화문 집회 허가를 이유로 여당을 중심으로 사법부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사법 독립성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대법원장은 11일 법원 내부망인 코트넷에 올린 ‘제6회 대한민국 법원의 날’ 기념사에서 “판결에 대한 합리적 비판을 넘어 근거 없는 비난이나 공격이 있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부동심으로 재판에 집중해 사회의 핵심 가치가 수호되고 정의가 실현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법원의 날 기념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해 열리지 않았다.
김 대법원장은 먼저 기념사에서 “갈등과 대립이 첨예한 시기일수록 법과 양심에 따른 공정한 재판의 의미는 무겁고 사법부 독립의 가치는 더욱 소중하다”고 했다. 이어서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정의가 무엇인지 선언할 수 있는 용기와 사명감이야말로 곁가지가 거세게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지금껏 사법부를 지탱해 온 버팀목이었다”며 “충돌하는 가치들 사이에서 법과 양심의 저울로 진지하게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이라면 어떤 풍파가 몰아쳐도 동요할 리 없다”고 강조했다. 해당 대목은 최근 코로나19속 광화문 집회 등 갈등이 첨예한 사안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두고 판사 개인에 대한 공격이 거세지는 등 ‘사법부 독립’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답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김 대법원장은 “한편 열린 마음으로 사회의 변화에 관심을 갖고 시대의 흐름을 읽어 나가는 것도 사법부 독립을 지켜내기 위해 필요하다”며 “익숙함에 대한 과신을 경계하고, 어느새 사회 현상과 조류에 둔감해져 있지는 않은지 항상 되돌아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